10년간 여섯 차례 매각 모두 불발 '흑자 전환' KDB생명, 반전 도모

‘10년째 M&A 매물’ KDB생명, 올 3분기 130억 흑자
상반기 킥스비율 155%로 재무건전성 개선
경영진 “수요자 중심 종신보험·3보험 진출” 체질개선 강조
산은·당국도 ‘밸류업 통한 재매각’ 긍정적
매물 쌓인 보험권 구조조정 불씨 재점화
  • 등록 2024-11-22 오전 5:00:00

    수정 2024-11-22 오전 10:38:58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전경.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10년째 인수·합병(M&A) 매물’로 남아 있는 KDB생명보험이 체질 개선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130억원 당기순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것이다.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여 시장 참여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보험은 올 3분기 129억6600만원 당기순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1년 전 135억2700만원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보험영업수익이 4084억4200만원에서 4377억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29억9300만원에서 271억6300만원으로 증가했다. KDB생명은 3분기 보고서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수입보험료 1조5682억 달성에 힘입어 271억의 영업이익 및 130억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KDB생명은 △수요자 중심의 종신보험 상품 개발 △KDB생명이 강점을 가진 치매·간병·암 등 제3보험 시장진출 준비 △성과주의 영업체제 구축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개선 노력 등 안정적 경영관리를 4대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KDB생명의 밸류업 전략이다.

임승태 KDB생명 사장을 필두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당장 매각을 추진하는 데 얽매이기보다는 회사의 체질 개선에 집중하자는 것이 경영방향”이라며 “이런 기조에 맞춰 내년 사업계획도 보험영업·투자이익을 늘리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10년간 여섯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KDB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이유다. 산은은 지난 5월 KDB칸서스밸류모투자전문회사(KDB PEF)에 2990억원을 출자해 KDB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1조5000억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어 매각에 불씨가 붙을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KDB생명의 K-ICS는 155.4%로 권고수준(150%)을 웃돌았다. 지난해 말 117.5%에서 3.79%포인트 오른 것이다. 충당금적립비율 또한 0.18%에서 0.28%로 상승했다. 다만 부실자산비율이 지난해 말 0.07%에서 0.21%로 덩달아 올랐다.

산은과 금융당국에서도 KDB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통한 매각 재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계속 관리를 하는 것보다 시장 매각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KDB의 가치 제고에 힘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펀드 출자자·투자자들과 논의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매물이 쌓이고 있는 보험업계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M&A를 통한 시장 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과 외국계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 등이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물의 재무건전성,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M&A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수차례 유찰된 후 다시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M&A가 활성화돼야 업권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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