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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도 백화점, 온라인쇼핑, 면세점, 여행·항공 업종에 적용했던 기존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최대 4개월까지로 축소했다. KB국민카드 백화점 업종에서의 무이자 할부를 최대 3개월까지로 줄였다. 지난해 12월까지는 최대 5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했는데, 2개월이 축소된 셈이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해 10월에 6개월 무이자 할부를 부활시켰다. 자취를 감춘 지 약 2년 만이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카드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발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여전채 금리가 하락해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 사업 확대나 고객 유치를 위한 혜택 추가 등을 진행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상황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까지 더해지며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참사는 연말·연초 소비 성수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수 위축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난달 발표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개편안도 6개월 무이자 할부가 사라지게 된 계기가 됐다. 카드업계는 경기 악화 속에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며 고객 혜택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의 부담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캐시백이나 할인 혜택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말·연초까지 겹 악재가 겹친 경제 상황에서 무리한 마케팅보다는 비용절감으로 대응하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환율 등 거시적 변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캐시백이나 할인 혜택 등이 추가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