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오지' 벗어나나…우이방학선 운명 내달 갈린다

지난 입찰 사업자 못 찾아…12월 재입찰 750억 증액
유찰 시 기본계획부터 다시 짜야…수년 더 걸려
방학 신동아 3200가구 등 총 1만여가구 밀집
입찰 여부에 따라 정비사업 속도 영향 줄 듯
  • 등록 2024-11-15 오전 5:00:00

    수정 2024-11-15 오전 7:53:22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철도 교통의 오지 방학·쌍문동에도 경전철이 들어설까. 우이방학선(우이신설선 연장선·3.93㎞)의 운명이 내달 갈린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이번 재입찰이 무산되면 기본계획부터 다시 수립해야 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번과 달리 통합발주를 통해 사업비를 늘려 시공사를 최대한 찾겠다는 계획이다.

1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달 우이방학선 연장선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4581억원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건설비 3338억원 규모로 조달청에 입찰을 의뢰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는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부족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구간은 길이 좁은데다 굴곡구간까지 있어 난이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년간 급격히 오른 공사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12월 공고에서는 전기·전차선·통신 시스템 분야 등을 통합해 4093억원으로 사업비를 약 750억원 증액해 입찰을 유인한다는 방침이다.

우이방학선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지선 형태로 뻗어져 나가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방학역까지 총 4개역을 잇는 공사다. 이 중에 신규역은 2개다. 우이방학선이 들어선다면 단번에 신설동역(1, 2호선), 성신여대역(4호선) 등 환승이 가능해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우이방학선 사업은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사업자를 찾지 못해 10여년간 표류했다. 이후 2020년 11월 재정사업으로 전환됐고 올 7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현재까지 흘렀다.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

지역에서 이번 재입찰에 큰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찰 시 원칙적으로 기본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년의 시간이 더 흐를 수 있다.

우이방학선 입찰 성공 여부는 1만여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방학·쌍문동의 집값은 물론 재건축·리모델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대표적으로 1986년에 지어진 방학동 신동아 1단지는 무려 3169가구로 도봉구 최대 재건축 단지로 신속통합기획 방식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인근에는 1988년에 지어진 쌍문동 한양 2, 3, 4차(1635가구), 쌍문동 삼익세라믹(1988년, 1541가구), 방학동 청구아파트(1994년, 978가구), 쌍문동 현대1차(1990년, 783가구) 등 대단지들이 모여있다.

이중 일부 아파트는 서울시가 올해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에 따라 노후 아파트 용적률을 높여주기로 함에 따라 정비사업에 도전 중이다. 만약 경전철이 뚫린다면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각종 정비사업에도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우이방학선 인근 지역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이다.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간 사업 지연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서울시도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모든 직원이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차를 더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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