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플라스틱 모두 대체할 수 없지만 지구와 함께 공존”[미래기술25]

[인터뷰]장영주 LG화학 지속가능성 상품기획팀장
  • 등록 2023-10-31 오전 6:00:00

    수정 2023-10-31 오전 6:58:0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생분해 플라스틱만으로 기존 플라스틱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생분해 특성이 오히려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야기하는 제품도 분명 있을 겁니다. 생분해 플라스틱, 재활용 플라스틱 등 각자 특성이 다르기에 사용처에 따라 알맞은 소재가 사용되어야 합니다. ”
장영주(사진) LG화학 지속가능성 상품기획팀장은 이데일리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산업계의 시각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궁극의 해법으로 볼 수 없는 것은 기존의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만한 기술과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한단 과제가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1992년 생분해성 샴푸용기를 처음 개발한 이후 30년이 지난 2022년에서야 친환경 소재를 아우르는 브랜드인 ‘렛제로(LETZero)’를 런칭한 것은 앞으로 환경을 고려한 기업경영이 메가 트렌드가 되었다는 절박함이 자리합니다.

그는 “인류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와 지구를 만들겠다는 LG화학의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업계가 꾸준하게 친환경 소재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제품 구매 시 지속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난다면, 더욱 빠르게 변화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LG화학의 장점은 특정 제품군에 주력하는 것보다는 PBAT, PLA 등 여러 제품군을 아우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단 점입니다.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도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따라 맞춤형 솔루션 제안이 가능합니다. 현재 생분해 플라스틱은 소재별로 우위·열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특성이 다른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장 팀장은 “글로벌 주요 생분해 소재 회사들이 PBAT 또는 PLA 등 특정 제품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에 비해, LG화학은 LG화학만의 기술 차별화 및 원료 내재화,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등급(Grade)의 제품·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PLA는 다른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높은 인장강도, 투명성, 물리적·기계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내열성과 가공성이 약해 잘 부러질 수 있습니다. 이때 유연성이 높은 PBAT와 컴파운딩하면 약점을 보완한 새로운 솔루션으로 탄생할 수 있습니다. 해양 생분해가 가능한 PHA 역시 높은 가격 등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 PLA와 혼합해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LG화학이 독자개발한 PLH는 단일 소재로 PP등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소재입니다. 독자기술 및 제조공법으로 기존 생분해성 소재의 유연성 및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장 팀장은 “PLH의 핵심 요소인 ‘유연성’은 기존 생분해성 제품 대비 최대 20배 이상 개선되면서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첨가제나 다른 고분자 소재와 섞지 않아도 단일 소재로 물성을 구현할 수 있어 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고 개발 단계에서 소재의 물성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생분해성 소재는 물성과 유연성 강화를 위해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합니다. 따라서 공급 업체마다 물성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에 LG화학은 PLH가 상용화되면 단일 소재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용도별 물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실제로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아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은 열심히 연구개발 중입니다. 양산을 위한 스케일업 진행 중으로, 2026년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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