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자본시장에 부과되는 세금이 다른 투자처나 타국과 비교해 과도하다는 평가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달 국내 증시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은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는 개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자마자 곧바로 약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출 경기 의존도가 큰 국내 산업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국내 지수를 이끄는 반도체 부문의 대미 연계성이 강화한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칩4 동맹,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공급망 재편 등으로 대미 연계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산업,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모멘텀 강화에 디스카운트를 받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고, 저평가 매력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부터 조성해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적어도 상장 기업의 주가가 실적 개선을 반영해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동시에 국내 주식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주식거래에 증권거래세와 배당세, 양도세 등을 부과하고 있으며, 최근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가 증권거래세를 제외하고 소득세, 배당세가 없는 거처럼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세제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