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09월 29일 07시 3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배추 한포기에 1만원이 넘었다고 난리다. 작년 이맘때 2000원도 안되던 것이 5배 넘게 뛰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중이다.
배추 뿐만이 아니다. 추석에 내린 폭우로 대파나 무도 1년 전에 비해 3배 정도 올랐고 고추값도 고공비행이다.
곧 있으면 김장철이 시작될텐데 자칫 김장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 김치가 그야말로 金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9월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 1일 나오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대 상승률을 보였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환율이 하락했고 유가도 안정세를 보인 만큼 2%대 후반을 점치는 시각도 있지만, 추석 연휴가 지나도 신선식품 가격 급등세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을 수 있다.
채권시장이 물가에 주목하는 것은 통화정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가가 들썩이면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정책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물가불안을 바로 긴축정책으로 연결짓는 관성은 옅어졌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지켜본 결과다. 이번달 금통위 전까지만 해도 한은 총재의 발언에 귀기울이면서 긴축정책 강도를 가늠하려 노력했지만, 이제 그런 노력은 필요없다고 느끼는 듯 하다.
30일 국고채 발행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 국고채 발행규모는 줄어들 것이 뻔하고 국내외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그동안 환율전쟁의 최전선에 있었던 국가 외에 브라질, 멕시코, 대만, 싱가포르 등 이머징 국가들도 앞다퉈 전쟁이 뛰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만 하다.
사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경제지표에 괘념치 않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간밤 소비자신뢰지수나 주택가격지수 등 경제지표가 부진했지만 모두 연준의 양적완화만 바라봤다. 위험자산인 주식도 오르고 안전자산인 채권도 강세를 보였다.
현재 레벨수준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강세 분위기를 꺾을 만한 요인도 보이지 않는다. 조정을 보여도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을 예상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