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서 잘 안받아주던데, 일 하고 싶다. 일자리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끊기지 않게 해주고 월급도 주니 필요하다.(70대, 정 모씨) ”
경제발전을 이룬 산업화의 주역으로 퇴직을 맞은 60년대생이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근로 의욕이 높은 건강한 신노년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젊다고 여기며, 아직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안전판은 없었다. 60대가 노인에게 필요한 정책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일자리’다.
이데일리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 세대의식 설문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건강하면서 경제적 보릿고개에 놓인 60대는 적극적인 근로 의욕을 나타냈다. 60대 노인의 83.2%는 아직은 일을 할 수 있으며, 82.5%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노인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60대 노인의 40.7%는 ‘일자리’를 꼽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공·사적 연금제도 미성숙, 기대수명의 빠른 증가 등으로 퇴직 이후에도 은퇴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노인들은 노동을 통해 소득을 보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65세 이상 고용률은 2021년 기준 34.9%로 이 또한 OECD 1위다.
70대는 60대에 비해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역동적인 노인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70대의 55.9%는 ‘나이가 들어서도 자기개발과 관리를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를 노인이 존경스럽거나 좋아 보이는 모습으로 꼽았다. 이는 다른 연령대는 물론 전체(31.2%)와 비교해도 큰 차이로 높은 수치다. 반면 도덕적이고 지혜로운 모습이나 젊은 세대와의 소통하려는 노력 등의 정적인 노인상에 대해서는 유독 낮은 점수를 줬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일 중심적 삶에 대한 무조건적 지향성이 지배적인 규범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여진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산업화 세대는 한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주관적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관계맺음의 정도도 낮다”며 “최소한의 경제적 조건을 갖추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사회참여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1~5일 실시됐으며 무선 전화면접 80.0%, 무선 모바일 20.0%를 병행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 3.1%포인트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