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중국발 원자재 대란(大亂)’이 국내 기업의 목을 조르고 있다.
현재 철강·플라스틱·아연·니켈·알루미늄·원유·유연탄·시멘트·골재(모래)·고무·목재 등 거의 전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과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자동차·전자·조선 업체를 비롯해 건설·주물·타이어 업체는 조업 단축에 들어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전자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 30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 부담을 예상하고 있다. 냉장고·세탁기 등이 대형화하면서 철판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김광태 상무는 “원자재 대란의 심각성은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이라는 데 있다”며 “중국의 고도성장 때문에 최소 2~3년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업체는 조만간 제품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자동차 업체는 내수·수출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포스코측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옴에 따라 삼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자동차 김동진 부회장은 “경기가 나빠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어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레이저 용접을 통해 고철량을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타이어 업계도 생고무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커졌다. 금호타이어 오세철 사장은 “생고무 가격이 두 달 사이에 t당 850달러에서 1300달러 이상으로 뛰어 납품가격을 올려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는 연료인 유연탄 수입가격이 오른 데다, 운송 운임마저 3배 이상 올라가면서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 이상 추가 부담 요인이 생겨, 7~8% 안팎의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