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가자전쟁 휴전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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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국인 카타르와 미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휴전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돼 6주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이는 휴전 첫 단계로, 이 기간 동안 하마스는 어린이, 여성, 부상자 등 인질 33명을 석방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고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줄 예정이다.
양측은 최소한 휴전 16일차에 휴전 2단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 남성 군인을 포함한 나머지 이스라엘 인질들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할 예정이다. 2단계는 영구적인 휴전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 의제를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휴전 3단계는 사망한 인질들의 모든 시신을 돌려보내고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의 감독 하에 가자지구 재건을 개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인질들이 곧 석방될 예정”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내 국가안보팀은 가자지구가 다시는 테러리스트의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이스라엘 및 우리 동맹들과 계속 공조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휴전을 계기로 역사적인 아브라함협정을 확대하면서, 중동 전체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20일 자신의 취임식을 앞두고 가자전쟁 휴전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자신의 ‘공’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브라함협정은 또한 트럼프 집권 1기 당시인 지난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의 평화협정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기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합의는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96시간에 걸친 치열한 협상 끝에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합류하면서 합의 도달에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일찌감치 유대인 부동산 사업가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해 가자전쟁 조기 해결을 위해 속도를 냈으며, 기자회견 등에서 “오는 20일 취임식 전까지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중동에서 지옥이 펼쳐질 것(All Hell Will Out)”이라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드디어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할 수 있어 매우 기분 좋은 날”이라면서도 “이 거래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았고 내가 경험한 가장 힘든 협상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정은 현 행정부에서 시작됐지만 조건 대부분은 차기 행정부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면서 “진정한 혼란의 시기였으나 제가 퇴임을 준비하는 지금, 우리 친구들은 굳건하고 우리의 적들은 약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 합의 소식에 환영 성명을 내고 “우리의 우선순위는 이번 분쟁으로 인한 막대한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라면서 “유엔은 이 협정의 이행을 지지하고,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구호물자 제공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역에 안전한 구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