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외국인 누적 고객 수가 올해 4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은행권의 외국인 모시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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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외국인 고객은 지난 8월 말 기준 405만 3700명을 기록했다. 최근 3년도 되지 않아 5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의 외국인 누적 고객 수는 2021년 말 353만 5577명에서 2022년 말 370만 5642명, 2023년 말 398만 5209명 등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이 국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진행하며 고객몰이에 나선 결과다. 정부의 해외인력 유치 증대 정책과 국내 장기체류 외국인 증가에 따른 외국인 영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 등 체류 외국인 수는 2024년 7월 말 기준 26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하나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8월 말 외국인 고객 수는 312만 2000명으로 5대 은행 전체의 70%대를 점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평일 은행 영업점을 찾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2003년부터 전국 외국인 밀집지역 인근에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16개 일요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원곡동외국인센터지점, 김해지점, 평택외국인센터지점은 평일에도 외국인 손님을 위한 외국인전용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전담팀도 신설했다. 본점 외환사업본부 외환마케팅부에는 15명의 외국인 근로자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전담팀은 11개국 언어가 가능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금융상담과 금융교육, 영업점 직원 통역, 번역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고객의 채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한 글로벌플러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디지털데스크에서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10개 언어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외국인 내점이 많은 디지털데스크 기설치 점포 10곳과 전국 스마트 키오스크 280여대로 서비스 채널을 늘렸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등록 수, 근로자 수가 많은 8개 지역에 외환송금센터를 운영 중이다. 주말에도 환전과 송금, 통장 개설, 카드 발급 등 외국인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10년 만에 재 입점에 성공한 인천국제공항 지점을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 출국만기보험’ 지급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대면 채널 활용도를 높여 외국인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글로벌 데스크를 전국 총 8개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이중 의정부금융센터와 김해금융센터는 일요일에도 영업한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외국인 고객 대상 전용 카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WON글로벌에 외국인 고객을 위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