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락폭은 인텔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 3년 만인 1974년 31% 폭락 이후 최대폭이다. 주가도 2013년 4월 15일(21.38달러)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급락에 따라 시가총액도 918억달러(약 125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 시총(3875억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인텔의 주가 급락은 2024년 2분기(4~6월)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데다 현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배당까지 중단하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인텔의 핵심 사업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PU 등) 매출은 1년 전보다 9% 늘어난 74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용 칩 제조를 포함하는 데이터 센터 및 AI부문 매출은 30억50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 줄었다. 시장 전망치 31억4000만 달러도 밑돌았다. 인텔 역시 AI칩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높아진 눈높이에 충족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한 것이다.
실적 악화에 인텔은 12만5000명이 넘는 인력의 15%를 감축하기로 발표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인텔은 현금 흐름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될 때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
겔싱어는 지난 2021년 2월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왕좌를 되찾겠다면서 다시 인텔 CEO로 돌아왔다. 그는 한 때 접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되살리며 종합반도체(IDM) 위상을 되찾겠다며 야심차게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투자 대비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의 베팅은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