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최근 세계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원자재 대란은 중국이 전 세계 원자재를 싹슬이하면서 비롯됐다.
중국은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서면서 이제 철강·석유·석탄·시멘트 등 전 세계 주요 원자재 생산량의 30~50%를 독식(獨食)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외신에서는 중국을 가리켜 ‘배고픈 용(龍)’(Hungry Dragon)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은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유치,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나서면서 계속 전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2001년에 13.7% 증가했지만 2002년엔 17.4%, 지난해(1~10월)엔 30.5%의 증가율을 보였다. 고정자산 투자란 공장이나 도로 등의 건설에 투자하는 비율이다. 한국은 지난해(1~9월)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3.5%에 그쳤다.
이처럼 중국 내의 생산과 소비가 늘면서 각종 원자재 수입도 급등했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50%를 소비했고(중국 통계국 자료), 세계 철강석 생산량의 25%, 석탄의 30%를 ‘나홀로’ 사용했다. 또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늘어난 소비량의 35%를 차지했던 석유의 경우 지난 1월 1030만t을 수입해, 전달보다 10%가 늘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 세계 원자재가 중국으로 몰리면서 국제 해상 운임 역시 2년 새 6배나 올라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철광석 해상 물동량의 경우 최근 4년간(1999~ 2002) 중국행(行)이 5530만t에서 1억1150만t으로 배 이상 늘었다.
한진해운 권석훈 부장은 “선박은 큰 배에다 한꺼번에 많이 실어 나르면 t당 운임이 낮아지는데, 큰 배들은 모두 중국으로만 향하고 있다”면서 “결국 한국의 경우 비싼 운임을 주고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