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나홀로 사장 월소득 212만원…지출은 277만원
20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60대 이상의 나홀로 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 월평균 사업소득은 212만 2894원이다. 같은 연령대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 월평균 사업소득(420만 3577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60대 이상 나홀로 자영업자 월평균 가계지출 277만 5058원에도 65만 2164원이 모자란다. 장사만 해서는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신 이들 가구는 가구주 부업이나 다른 가구원이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79만 5963원)과 정부 지원금 등 이전소득(103만 9647원)으로 가계를 꾸렸다.
고령 나홀로 자영업자는 사업준비 기간이나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창업에 뛰어든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지난해 8월 기준 1년 내 창업을 한 60대 이상 나홀로 자영업자 중 3개월 미만 사업준비 기간을 거친 비중은 53%로 가장 높다. 40대 나홀로 자영업자의 3개월 미만 사업 준비 기간 비중(39%)보다 14%포인트가 높다. 또 60대 이상 나홀로 자영업자는 500만원 미만으로 창업을 한 경우가 36%로 가장 많다. 짧은 준비기간(3개월 미만)과 소규모 창업(500만원 이하)경향은 전반적인 국내 자영업 특성이나, 고령 나홀로 자영업자는 ‘준비가 부족한’ 늦깎이 창업의 부정적 여파를 내수 부진 속에서 가장 크게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패널 데이터로 분석이 필요하지만 고령의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령자는) 경쟁력 확보 문제, 바뀐 상황에 대한 대응 문제, 폐업 선택 문제 등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부터 자영업을 해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용원을 없앤 경우 이미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어려워진 경우로 추정된다.
여기에 60대 나홀로 자영업자의 종사 업종도 전반적으로 부가가치가 크지 않다. 실제 이들이 분포한 업종은 ‘농업, 임업 및 어업’이 48.5%로 가장 많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15.5%), 도매 및 소매업(8.1%), 건설업(5.4%),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4.9%), 제조업(4.72%), 숙박 및 음식점업(4.5%), 부동산업(4.2%) 순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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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령의 나홀로 사장 사이에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사업소득은 600만 7753원으로 가계지출(522만 5116원)보다 78만 2263원이 더 많다. 반면 1분위(소득 하위 20%)는 사업소득이 33만 4124원으로 149만 1180원의 가계지출 금액의 22%에 불과했다. 장사해서 번 돈으로는 지출의 5분1밖에 감당이 안 된다는 얘기다.
이기간 고령의 나홀로 사장 1분위(하위 20%)는 가계지출이 35.1%(110만 3459원→149만 1180원) 증가할 때 사업소득은 23.8%(26만 9873원→33만 4124원) 늘어나는 데 그쳐 지출 증가율이 11.3%포인트나 높았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현재 부업을 한 적이 있는 고령의 나홀로 사장은 12만 4412명으로 1년 전보다 5571명(4.7%) 불어났다. 5년 전 2019년 9월(7만580명)에 견주면 76.3% 급증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대부분의 고령 나홀로 사장은 퇴직 후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자영업을 하는 경우”라며 “자영업자 과당경쟁이 문제가 되다보니 고령층에게 최저임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마트 판매원, 주유소 주유원, 중소기업 고문 등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울며겨자먹기식의 자영업자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고정비 성격의 비용(임대료, 금융비용, 배달앱 수수료등) 감소를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금융비용은 대환대출 확대(개인사업자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