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보수 재건을 위해 가치 지향 정당으로 바꿔야 하고, 진영 논리도 타파해야 합니다. 현재 보수 진영에는 극우주의자들이 보수라는 이름으로 보수의 발전을 막고 있어, 극우와의 개념 구별과 이들과의 결별이 필요합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보수 텃밭인 울산 지역구 의원임에도 국민의힘 당론을 거스르는 부담을 짊어지며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여권에선 ‘눈총’을, 야권에선 ‘눈길’을 받은 화제의 초선의원이다.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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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보수의 가치는 공정, 합리, 자율과 자유의 가치를 믿고 지향하며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함으로써, 또 보수를 갈라침으로써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또한 정치권의 진영 논리가 낳은 폐단으로 진단했다. 그는 “기존 정치인들이 기득권만 지키기 위해 변화와 쇄신을 외치기보다 진영 논리만 공고화했고, 그러다 보니 당의 진영에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극좌, 극우가 나타났다”며 “이는 국민의힘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진영 논리에 갇혀서 정치 구조를 취약한 구조로 만드는 바람에 민주주의가 깨 부서지고 전체주의 독재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과연 보수주의자인가를 따져봤을 때 극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과 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은 배격하고, 오로지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주변에 두고서 극우의 세력을 계속해서 키워왔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정치적 반대 세력 척결을 위해 비민주적·반헌법적 발상의 비상계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권이 진영 논리에만 갇혀 있을 경우 보수뿐 아니라 진보에서도 독재가 출몰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 의원은 “만약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집권을 하게 된다면 거대 집권여당이 된다. 의석수도 많고 행정부와 입법부를 다 장악하게 된다”며 “그러면 반드시 견제를 해야 하는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고 독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는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진보는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고,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들이 등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정당의 기반은 민주주의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진영 정치’를 끝내는 것을 단순히 정치인의 손에만 맡겨 놓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보여줘야 한다.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을 지지해 주고,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을 기억하고 지켜주고, 선거로 판단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소속이라도, 정치 신인이라도, 소신 있고 역량 있는 사람은 될 수 있다가 돼야 한다. 국민이 선택해 줘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