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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채용 규모 2.6% 증가…고졸 채용 포함하면 1.4% 감소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기업 2340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봄 입사 채용계획을 취합한 결과 대졸 신입 채용인원은 10만8116명으로 올 봄 입사 당시와 비교해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고졸을 포함한 신입채용 규모는 14만9436명으로 1.4% 감소,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일본기업들은 통상 3월에 1차 채용계획을 세우고 4월에 확정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6월에서야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이 적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3월 1차 취업계획과 비교해도 1.6%포인트 줄어들었다면서 코로나19가 전체 채용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43개 업종 중 21개 업종의 채용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7.6% 줄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대기업들의 채용규모는 1.7% 감소하는 한편 자동차 부품기업은 14.4% 줄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의 채용이 대폭 줄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카와니시공업의 와타나베 쿠니유키 사장은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공장이 멈추는 등 당장 실적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신입을 채용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업황이 좋지 않은 철강업계도 올해 채용 규모가 18.2% 줄었다. 일본의 제1철강기업인 일본제철은 그룹 신규 채용 규모를 34.5% 줄였다. 보험업종도 9.9% 감소했다.
취직정보회사 디스코에 따르면 2021년 졸업 예정인 학생들 가운데 사전취업률은 지난 1일 기준 전년동기 대비 7.1%포인트 줄어든 64%에 그쳤다.
디지털 인재 구인난은 여전히 치열…제약사 수요도↑
물론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해진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송업이다. 이미 만성적인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택배 수요가 늘어나자 전체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38.1% 늘었다. 마루와운수기관은 “고용시장이 악화된 시기, 인재확보에 힘을 기울이겠다”며 채용인력을 전년대비 90% 늘린 52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과 관련된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 시국에서도 흔들림없이 유지된다. 문과계열 채용 규모는 3.3% 줄었지만 이공계열은 9% 증가하며 11년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업체 롬은 전년 대비 15.7% 증가한 125명을 채용하는데, 이 중 70%가 넘는 92명이 이공계다. 실리콘웨이퍼 기업 섬코(SUMCO)는 전년 대비 채용규모를 42.9%, 반도체 메모리 기업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는 13.5% 늘리기로 했다. 5G 관련 측량기기를 생산하는 안리쓰는 8.2%, 통신장비를 만드는 일본무선도 29.4% 채용규모를 늘렸다.
인프라 업계도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JR서일본은 2~3년제 단기대학이나 고졸 인력을 포함해 철도 현장에서 일할 전문직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590명이다. 문부과학성 기본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공계 학생 비율은 26%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