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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규제를 완화하는 방침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입을 통해 보다 구체화됐다. 최 부총리는 지난 17일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조강연에서 “지금은 내가 가진 기업을 내 자식이 운영해야지만 가업상속공제가 된다”면서 “만약 내 자식이 최고경영자(CEO)가 되지 않고 전문경영인이 온다 하더라도 그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유지된다면 세제 지원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가업상속공제는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 오너가 자식 등 상속인에게 회사를 물려줄 때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를 감면해준다. 다만 상속인이 이후 5년 동안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가업용 자산을 처분한다든지 고용 규모를 줄이는 등 의무를 위반할 경우 상속세 추징 대상이 된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까다로운 요건으로 혜택을 받는 기업이 제한적인 만큼 제도 취지를 살리는 선에서 적용 대상을 확대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왔다.
종부세도 전면 폐지 대신 완화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낮추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세와 연동된 지방세의 구조상 지방에 전액 교부되는 종부세가 갑자기 줄어들 경우 지방 재정에 타격이 클 거라는 우려가 세제당국 내부에서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이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을 5개월 앞둔 금투세는 폐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21대 국회에서는 야당과의 이견으로 관련 개정안이 그대로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는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일시적으로 시행 시기는 유예는 필요할 수 있겠다고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분위기다. 이에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도 유예하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입법 과정에서 넘어야 할 거대 야당의 반대는 과제로 남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결혼 특별세액공제처럼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법안들의 경우 협의가 어느 정도 가능하겠으나 상속세·종부세·금투세 같은 건 최근 정치권에서 워낙 논의가 뜨거웠던 사안들”며 “정부로서는 의원들을 찾아 최대한 많이 설명하고 설득할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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