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기준서 확정, 보험사들 일부 안도에도 자본확충 부담 현실화

  • 등록 2017-05-25 오전 6:00:00

    수정 2017-05-25 오전 7:55:2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새로운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서가 확정되자 보험업계는 대체로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기준서 해석에만 6개월이 걸리고 보험사마다 상품구조가 다른 만큼 각 보험사마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미치는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오는 연말부터 IFRS17 선제적 대비를 위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가 시행되고, 시가평가 기반의 신지급여력비율(RBC)이 오는 2019년말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에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자본여력이 악화되는 보험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IFRS17 기준서에 따르면 현행 원가법으로 보험부채를 평가하던데서 시가법으로 바뀌고 보험계약수익도 수입보험료 전액에서 당해연도에 제공된 보험서비스에 상응하는 보험료만 수익으로 인식된다.

이같은 새로운 기준으로 인해 가장 직격탄을 맞는 상품으로는 저축성 보험이 꼽힌다. 단순 고금리 상품 판매로 인해 보험부채가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수익인식 기준에서도 매출액으로 잡히지 않아 매출액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른 산업과 유사하게 앞으로는 보험업도 저축 요소를 제외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익만 인식하겠다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SAB)는 “보험부채에 대한 시가 평가 및 수익인식 기준 변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저금리로 도입시점에 보험회사의 자본 감소가 예상된다”며 “수익 인식 기준이 판매시점이 아닌 서비스제공 시점으로 변경됨에 따라 재무적 영향뿐만 아니라 상품, 영업, 경영관리 등 보험회사 경영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해온 생명보험사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보험부채 듀레이션 확대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RBC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실제 RBC비율이 150%미만으로 하락한 보험사에 대해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금지하면서 영업력 악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방카채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타격이 크다. 예금자보호한도를 넘는 5000만원 초과 상품에 대해서만 판매를 중단했으나 RBC비율 150%를 하회하는 곳들 대부분이 방카 비중이 높은 중소형보험사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125.7%)은 전체 초회 수입보험료 중 방카 채널의 비중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145.4%)의 방카 비중은 45%, MG손보(133.6%)는 21%가량이다.

이밖에 상대적으로 자본여력이 높은 대형사들은 당장 지급여력비율 관리를 해온 만큼 자본확충보다 IFRS17 도입이 회계와 경영관리, 상품 등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외국계 보험사들은 고금리 저축성 보험판매 비중이 낮고, 이미 시가평가를 해온 만큼 이번 회계기준 변화에 다소 여유로운 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보험사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옛 채널을 유지하면서 영업력이 나빠진 보험사들의 경우는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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