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가운데 경제활동기에 진입을 시작한 30대가 유독 부정적이었다.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우리사회의 노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한정적 자원배분의 문제라고 분석한다. 노후를 위해 MZ세대가 특히 저축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꽂힌 것도 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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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고령화는 한정된 자원배분의 문제로 ‘세대 갈등’ 양상을 나타내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대한민국 세대 의식 국민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연령대는 30대가 7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 71.5%, 40대 69.8%, 20대 66.8%, 60대 62.3%, 70대 이상 48.9% 순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처럼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진입하는 30대와 지역별로는 부의 양극화 수준이 높은 서울 지역(75.5%) 거주자들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가파른 고령화 속도와 경제성장이 세대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80년대 초 이후 출생한 MZ세대는 고성장기를 일궈낸 60년대 출생 이후의 산업화 세대와 비교해 IMF 외환위기에 대한 각인으로 사회진출 준비의 필요성을 일찍이 자각한 세대다.
빠른 고령화 속도도 한국사회의 독특한 특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로 측정한 인구고령화율은 2020년 15.7%로 2000년 7.2%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향후 2050년경에는 39.8%에 달할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했다. 이 같은 인구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유엔(UN)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과 비교할 때 고령화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전례없이 빠른 속도와 저성장이 맞물려있다. 이는 청년 일자리와 국민연금 등의 관련 문제로 파생해 경제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황선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향후 인구고령화의 가속화 및 저성장의 고착화는 자원배분을 둘러싼 세대간 형평과 갈등 양상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본격적인 현실 진단 및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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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은 나이가 들었을 때를 대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 묻는 응답에 ‘저축이나 부동산’을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게 꼽았다.
이는 386세대의 영향을 받아 시장경쟁에 부정적이며, 스팩을 덜 쌓아도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X세대와 비교해 월등하게 높았다.
그럼에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화양연화) 시기로 20대(53.2%), 30대(53.2%), 40대(35.6%) 모두 ‘20대’를 가장 높게 꼽았다. 다만 50대는 ‘30대(35.6%)’를 가장 좋은 시기로 꼽았고,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60대’를 화양연화로 꼽는 비중이 각각 21.6%, 25.4%로 가장 높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60대 이상은 60대부터가 자기 책임을 다하고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기로 보기 때문”이라며 “20대는 20대 그 자체가 화양연화여야 하지만, ‘그런 시기가 없다’는 의견도 25.2%로 유독 다른 세대보다 많아 현재의 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1~5일 실시됐으며 무선 전화면접 80.0%, 무선 모바일 20.0%를 병행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 3.1%포인트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