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2020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은 647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8.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48억달러로 같은 기간 12.9% 늘어,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635억달러, 영업이익 144억달러)를 각각 1.9%, 2.8% 웃돌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2 등 신제품 출시 지연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아이폰 매출액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아이패드, 맥북과 같은 집콕 수요가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보면 아이폰 매출액은 264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0.1% 늘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7% 감소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654달러로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하면 19.9% 줄었고 출하량은 4043만대로 같은 기간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가모델들 보다는 중저가 모델들 중심의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전사 매출에서 아이폰 매출 비중은 40.9%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맥은 역사적 최고 매출액을 갱신했고, 아이패드 역시 4분기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며 “웨어러블도 21%의 매출 증가를 보였는데 애플 워치 신모델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과 컨퍼런스 콜에서 아이폰 판매 일정이 늦어진 점을 고려하면 시장 기대치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낮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또 컨퍼런스 콜 내용 중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얘기한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 지난 30일 애플은 시간외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그는 “신모델 출시에 의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가이던스가 제시되지 않은 부분은 실망감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이폰 12 추가 증산(200만대) 관련 소식도 긍정적이란 판단이다. 아이폰 12는 출시가 한달 이상 지연됐음에도 출시 해 출하량은 7500만대 수준으로 전작(6800 만대)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컨퍼런스 콜 내용은 아쉽지만 최근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판매가 매우 긍정적이고 다음 주 아이폰 12 프로 맥스 모델과 아이폰 12 미니 모델 출시도 남아있어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애플 주가 조정 시 저가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