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을 맞았지만 의료체계는 코로나19와 아직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병원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이데일리가 일선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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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외 각국의 지침들을 살펴보면 거의 모두 일상적인 것들을 같이 유지를 하면서 감염병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되어있다”며 “일반 환자들은 이미 다른 병원으로 간 상태여서 병원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고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공공병원은 지역 소외계층의 진료를 담당하는 역할도 한다”며 “이들의 진료권을 위해서라도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아무리 급했어도 일반 환자를 유지하면서 전담병원으로 기능을 했어야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상은 코로나19를 전담하는 의료진은 일반환자를 볼 수 없었고, 확진자가 몰릴 땐 간호인력 부족으로 일반진료체계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평상시에 감염내과 이외의 의료진들을 비롯해 병원의 모든 직원들이 감염병에 대한 훈련을 했어야했지만 이런 훈련은 대체로 형식적으로 그쳤었다. 이에 코로나19 불안과 유행이 극에 달했던 초기엔 방호복을 착용한 간호사들이 환자 치료 외에도 돌봄, 병실 청소, 필수품 배달, 행정업무까지 모든 업무를 전담했다. 보호구 착용에 따른 체력적 어려움에 더해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에 대한 호소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지만 현장은 이후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김 팀장은 “안정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업무는 그동안 이 일을 해왔던 간호사들 몫으로 떠넘겨졌다”며 “각각의 역할에 따라 의사, 행정직, 청소직 모두 보호구를 착용하고 들어가 환자를 치료하고 청소하고 관리해야하지만 훈련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코로나19는 간호사들의 일처럼 굳어졌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1호 환자와 엠폭스 1호 환자를 모두 담당했다. 감염관리팀은 직원들의 감염 관리, 환자 모니터링, 감염병 관리 내부 절차 및 지침 개발, 유관기관과의 감염관리 정보 전달 등을 담당한다. 환자들을 CCTV로 모니터링하면서 간호사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고 피드백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애환을 모두 지켜봤다.
모두가 불안에 떨었던 그 때 간호사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그는 “치매 환자나 아기와 어머니가 함께 확진되는 경우엔 단순히 그냥 격리만 시켜놓고 시간 맞춰서 식사 배식하고 투약하고 이런 것들이 아니라 사소한 것, 치매 환자는 간호사들이 계속 붙어서 물도 먹여드리고, 앉아서 말벗도 되어드리고, 아기는 젖병 소독부터 보호자를 대신해 돌보는 역할까지 했다”며 “방호복입고 들락날락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보호자가 없으니 간호사들이 가족처럼 돌보면서 환자에 대해서도 애정이 생기며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