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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서울 성동구 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단지 입구에 차량을 정차한 택배 기사는 손수레를 끌고 지하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아파트 단지는 택배차량은 물론 택배기사들이 끄는 손수레도 시끄럽다며 사용을 막았다. 택배기사들은 수레에 택배물건을 싣고 지하주차장 통로로 오간다. 택배기사 고모(40)씨는 “주민들이 택배차량은커녕 손수레 소리도 시끄럽다고 지하로 다니라고 요구해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논란을 빚은 다산 신도시 ‘택배전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차 없는 아파트’를 표방한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부터다. 이들 단지는 소방차 등 긴급차량을 제외한 방문·주민 차량의 지상 통행로를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단지를 연결하는 지하주차장은 층고가 2.3m 높이여서 차고(2.5~3m)보다 높은 택배차량은 진입조차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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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갈매지구의 경우 일부 단지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이동을 막고 있다. 입주민들과 택배회사와 갈등의 시작은 다산 신도시와 비슷하다. 2016년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차량과 아이의 충돌 사고가 일어나자 구리 갈매지구 일부 단지는 택배차량의 지상통행을 제한했다.
구리 갈매지구 한 아파트 단지 관리직원은 “아이들 안전에 대한 입주민들의 우려가 큰데다 보도블록 파손 등 문제 때문에 지상통행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김모(40)씨도 “단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피가 큰 택배는 경비실에서 맡기고 지상에 있는 무인 택배함을 이용하면 문제 없다”고 했다.
그러나 택배기사들 얘기는 다르다. 택배 기사 김모(60)씨는 “하루에 수백개씩 택배가 쌓인다. 무인 택배함은 금세 무용지물이 된다”며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 수레를 끌고 생수나 쌀같이 무거운 택배를 나르고 나면 파김치가 된다”고 토로했다.
택배기사 김모(60)씨는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주민들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지상통로 이용을 막아 택배기사들이 겪는 고충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도 수년째 택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종시 택배기사들에겐 3생활권 아파트 단지들이 기피대상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실버 택배 제안마저 거부했다.
이곳에서 택배 기사 일을 하는 최모씨는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손수레를 이용해 2년 넘게 배송을 이어오고 있다”며 “일이 너무 힘든 나머지 택배기사들도 7~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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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들은 단지 내에 진입하지 않고 이곳에 들려 택배물건을 맡기면 이곳에서 일하는 실버 택배 어르신들이 각 가구로 택배물건을 다시 배송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실버 택배 어르신 20명은 하루 2~3시간 일하고 월평균 45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구청 보조금 15만원에 택배 배송 건당 금액을 받는 구조다. 보조금 외에 배송료은 택배회사 측이 부담한다. 실버 택배에서 일하는 20명 중 7명은 이 아파트 주민이고 나머지 13명은 인근 지역에 거주한다. 현재 라이프센터에 택배를 위탁하는 곳은 CJ대한통운과 우체국 택배다.
아파트 입주민이자 실버 택배 일을 하는 백창현(85)씨는 “실버 택배일을 하면서 주민들을 더 많이 알게 됐다”며 “규칙적인 생활에 용돈도 벌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이다”고 말했다.
황난실 라이프센터 실장은 “모르는 얼굴의 택배 기사분들이 오시는 것보다 주민들도 안심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며 “다른 아파트에도 이러한 시설이 생긴다면 택배 문제들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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