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순신 리더십에 빠진 금융CEO들

  • 등록 2014-09-06 오전 6:00:00

    수정 2014-09-06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선승구전(先勝求戰), 필사즉생(必死則生), 충(忠)은 백성을 향한다. 절체절명 위기를 승리의 기회로 반전(反轉)시킨 충무공의 리더십이야 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 피카디리 극장을 대관해 임직원 350여 명과 영화 ‘명량’을 관람한 후 이같이 강조했다. 김 사장은 “평소에도 이순신 장군 관련한 책을 즐겨 읽는다”며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영화 관람도 김 사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사장은 지난달 13일 삼성생명 사내 인트라넷에 영화 명량을 함께 관람하자는 공지를 띄우고 함께 갈 임직원 350여 명을 모집했다. 영화 관람에 앞서 뮤지컬 이순신에서 이순신 역할을 한 뮤지컬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서준희 BC카드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달 12일 CGV 청담 씨네시티에서 회사 임원, 실장, 여성 팀장 등 31명과 함께 단체 관람했다. 영화 관람 직후 서 사장은 “카드업계는 현재 온라인 결제 시장 개방화와 정보 보안 이슈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순신 장군께서 실천했던 것처럼 위기 발생 전 흐름을 먼저 읽고 한 걸음 앞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도 지난달 8일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얼에서 ‘최고경영자와 함께하는 시네마 데이’ 행사를 열어 임원과 부점장 등 총 49명과 영화를 관람했다. 단체 관람이 끝나고 나서 김 사장은 근처 호프집에서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를 강조하며 임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KB국민카드 경영진은 지난 말까지 전국 25개 영업점을 방문해 애로·건의 사항을 듣는 현장 경영을 강화하며 이순신 리더십을 실천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도 전국 지점장들과 ’명량‘을 함께 관람하며 “충무공의 리더십을 배워 위기극복의 선봉장이 되자”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임원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이 행장은 관람 후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정신으로 민영화 완수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은 손자병법에서 터득한 ‘미리 이겨놓고 난 후에 싸워야 한다’는 ‘선승구전’의 전략으로 가진 무기와 주어진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해 사전 계획을 짰고 승리를 거뒀다. 또열세와 두려움에 기죽은 부하들을 향해 ‘살려고 하면 죽기 마련이나 죽기로 각오하면 산다’는 ‘필생즉사 필사즉생’을 강조해 용기를 불어넣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장수된 자의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의 태도는 임금만 바라보던 ‘충’을 백성을 보살피고 지키려는 의지로 승화했다. 이에 감동한 부하들은 목숨을 내놓을 각오로 전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금융권 CEO사이에서 ‘명량 신드롬’이 강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신세, 경제순위 하락과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 등 한국경제가 마주한 작금의 현실은 12척의 배를 이끌고 330척에 맞서기 위해 명량 바다로 나서던 이순신과 흡사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가 직접 나서 명량 단체 관람을 추천하고 관련 기업정신을 언급하는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가 번지고 있다”며 “그만큼 금융권이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