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버스는 지나갔다"

  • 등록 2005-12-21 오전 7:40:45

    수정 2005-12-21 오전 7:40:45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뉴욕시 버스와 지하철 노조가 25년만에 총파업을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아무리 기다려 봐야 차는 오지 않았다. 지하철 입구는 아예 닫혀 있었다.

용케 택시를 잡아탄 사람들은 출근길을 내달렸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칼 바람을 맞으며 브루클린 브리지를 걸어서 맨하탄 섬에 들어갔다.

싼타랠리를 기다리다 지친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이 20일 `버스는 지나갔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싼타랠리`란 보통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새해 이틀정도까지의 기간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1969년 이후 이 기간동안에 주가는 평균 1.6%의 상승률을 보였다. `싼타` 기간이 아직 되지도 않은 만큼 포기하기에는 이르지만, 시장 돌아가는 모습이 영 미덥지 않다는 것이다.

SG코웬의 수석 트레이더 토드 리온은 "주가는 이미 상당히 올랐고, 연준은 금리인상을 계속할 태세"라면서 연말까지는 "건강한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트 캐피털그룹의 기술적 분석가 랠프 아캄포라는 "연말까지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특히 연준의 금리인상과 유가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파업으로 인한 출근대란으로 거래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은 부풀려진 것으로 판명이 됐다. 하지만,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경제지표에, 일찌감치 18년 최저가로 추락한 GM 뉴스에, 반격을 시도할 만한 분위기가 도무지 잡히지 않았다.

시장에는 오로지 가격 논리만이 지배할 뿐이었다. 오른 종목에는 매물이 쏟아지고, 많이 내린 종목으로는 매수세가 들어오는 조정 장세가 이어졌다.

밀러타박의 주식 전략가 피터 부크바는 "새해가 시작될 때까지 투자자들은 주식 비중을 크게 높일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말하고 "지난달 랠리로 쌓인 이익을 현금화하려는 헤지펀드들이 시장에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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