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A씨는 경찰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생각하고 밀쳤지만(위법성 조각사유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행위한 경우), 대법원은 A씨가 경찰의 행위를 위법한 것으로 오인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 형법은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해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벌하지 않는다.
이번 판결은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요건과 위법성 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 판단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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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2년 6월 25일 자정 무렵 회사 동료들과의 회식을 마친 후 택시를 탔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예약된 택시”라며 승차를 거부했다. A씨가 내리지 않자 택시기사는 인근 파출소로 차를 몰았고 경찰관에게 “손님이 마음대로 타서 안 내린다”는 취지의 방문신고를 했다. 경찰은 ‘예약’이라고 표시된 푯말을 확인한 뒤 A씨에게 다른 택시를 타고 가라고 설명했다.
1심과 2심 모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그 판단 근거는 조금씩 달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행위는 경찰관들의 부당한 행위에 대항한 행위로 보인다”며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의 폭행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돼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전후 맥락을 고려한 전체 상황을 보면 경찰관의 당시 행위 자체가 위법 내지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다만 피고인 A씨가 경찰의 제지 행위를 경찰권 남용으로 보고 위법하다고 오인한 데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는 위법성 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가 있어 책임이 조각된다”며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검사가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단에 오류가 있다고 봤다.
더불어 대법원은 “피고인 A씨에게 위법성 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피고인이 스스로 오인의 계기를 제공했고,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오인 회피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설령 최초 경찰관을 밀친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후 계속된 유형력 행사까지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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