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김은비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몰고온 수출감소가 본격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미치면서 제조업 신규 취업자가 전년 대비 두달 연속 줄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41만명이나 증가했으나, 청년층에서는 12만명 이상 쪼그라들었다.
|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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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77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 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일자리 비중(16.0%)이 가장 높은 제조업에서는 취업자수가 전년대비 2만7000명 감소했다. 전월(-3만5000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 제조업 취업자가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2021년 8~10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는 반도체 등 제조업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2월 연속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하는 등 부진이 심각하다.
이밖에 도소매업(-7만6000명), 운수·창고업(-4만4000명), 농림어업(-4만4000명), 금융·보험업(-6000명) 등의 업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 (그래픽=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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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늘어난 취업자도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41만3000명 늘었는데, 이는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31만 2000명)보다 10만1000명 많은 수치다. 특히 20대 이하 청년층(-12만5000명)과 40대(-7만7000명)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4개월째, 40대 취업자는 8개월째 감소세다. 지난달 50대와 30대 취업자수는 각각 7만7000명, 2만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해당 연령대의 인구 증가,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활동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공공일자리 수는 작년과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재정일자리 사업에 의한 증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와 관련해서는 “20대가 많이 종사한 배달업 일자리가 감소한 데다 3월 개학의 영향까지 더해진 영향”이라고 통계청 관계자는 전했다.
취업 시간별로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2만8000명 감소했고,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47만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5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만6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쉬었음(16만5000명), 심신장애(4만2000명) 등에서는 증가했지만, 육아(-18만7000명)와 연로(-9만3000명) 등에서는 줄었다. 취업준비자는 68만5000명으로 12만명 줄었고, 구직단념자는 35만8000명으로 15만5000명 감소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세계 경기 위축 영향에 따른 고용 위축이기에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고용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및 경기둔화 등 취업자 증가폭 둔화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3월 이후에 올해 전체적인 고용동향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년의 8분의 1수준인 1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