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도 성심당에 오는 사람들은 딱 성심당만 방문하고 맙니다. 성심당과 다른 소상공인 간의 ‘관계’를 구축해야겠다 생각했죠.” | 성심당 빵 보관소 안에 서 있는 오우진 제이어스 대표.(사진=제이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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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상권기획자 오우진 제이어스 대표는 성심당과의 협업 계기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오 대표는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6세 때부터 대전에 자라 애정이 많다”며 “대전은 ‘노잼도시’(재미없고 놀 것이 없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꼭 바꾸고 싶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지역의 숨은 맛집과 관광 자원을 알리겠다는 목표로 2020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제이어스를 설립했다. 원하는 맛집 스타일을 입력하면 해당 상권 데이터와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맛집 지도’를 만들어주는 생성형 AI 플랫폼 ‘힙플 AI’가 제이어스의 주된 사업이다.
제이어스가 맡은 첫 상권이 바로 성심당을 중심으로 한 대전 은행동 상권이었다.
대전 맛집 지도를 제공하기 위해선 일단 해당 상권에 대한 관심도를 올리는 게 우선이었다. 오 대표는 “성심당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에 주목했다”며 “빵을 맡아주고 주변 상권 정보를 제공하면 대전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빵 보관소 ‘으능이랑 성심이랑 상생센터’다.
| 대전 중구에 위치한 빵 보관소 ‘으능이랑 성심이랑 상생센터’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사진=제이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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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문을 연 빵 보관소는 성심당의 신상 케이크 ‘망고시루’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냉장 기능까지 있는 빵 보관소를 마련하니 사람들은 성심당 케이크나 빵을 보관소에 두고 맘 편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빵 보관소로 가는 길목에서 소개받은 지역 맛집과 관광명소는 보관소 방문객들의 다음 행선지가 됐다. 여기에 힙플AI의 개인 맞춤형 맛집 지도는 방문객들이 대전에서 더 좋은 기억을 남기는 데 힘을 보탰다. 오 대표는 그렇게 빵 보관소를 중심으로 대전 원도심 상인 간의 관계를 구축했다.
오 대표는 “젊음의 거리로 떠오른 대전 서구보다 성심당이 위치한 대전의 구도심인 중구에 유동인구가 더 많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성심당의 긍정적 영향을 인근 상권으로 확대할 수 있게 지역 상인회와 성심당, 오 대표가 힘을 모은 결과다.
오 대표는 성심당 상권을 더 키우며 힙플AI 서비스도 고도화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성심당 상권을 제빵 대기업부터 빵 공장, 미래 제빵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까지 모을 수 있는 일종의 ‘브레드 타운’으로 만들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당장은 어렵지만 직접 가공할 수 있는 원시데이터 형태의 상권 정보를 공공데이터로 제공하면 상권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