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겨울,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불어닥친 후 연일 신문을 장식했던 기사 제목들이다. 당시 대학 졸업생들이 맞부닥쳤던 현실은 처절했다. 그로부터 9년 뒤. ‘저주받은 세대’로 불렸던 이들 IMF 세대는 더욱 강인해진 경쟁력과 자신감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했다.
본지가 온라인 리크루팅서비스업체 ‘잡 코리아’와 공동으로 전국 1205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2~24일 인터넷·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IMF 세대(1998~ 2000년 대학 졸업자)는 다른 세대보다 스스로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다른 세대보다 경쟁력이 더 있다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IMF 세대는 49.7%가 “그렇다”고 답했다. IMF 이전 세대(97년 이전 대졸자)의 40.2%는 물론, IMF 이후 세대(2001년 이후 졸업자)의 42.7%보다 높았다.
IMF세대가 취업 과정에서 고전했음은 조사 결과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졸업 후 6개월이 지난 뒤에야 일자리를 찾았다는 응답이 IMF 이전 세대는 28.0%, 이후 세대는 31.9%인 반면, IMF 세대는 38.0%에 달했다.
IMF 세대는 직장도 더 자주 옮겼다. IMF 세대 중 회사를 5~6차례 옮긴 사람이 24.5%인 반면, 이전 세대는 23.8%, 이후 세대는 9.6%뿐이었다.
고생했던 기억이 강하게 각인된 탓일까. 자신의 세대가 ‘사회·경제적으로 더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어본 결과, IMF 이전 세대는 51.4%, 이후 세대는 54.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IMF 세대의 대답은 67.2%에 달했다.
현택수 고려대 교수는 “어려웠던 경제·사회적 여건이 IMF 세대로 하여금 더 강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자극이 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낙오된 IMF 세대도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이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