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65)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FTA의 실제 효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한중 FTA로 국내 식품업계는 수출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중국산 가공식품 공세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김치와 유자차, 김 등의 중국 내 소비가 늘고 있으며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도 한국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는 게 권 원장 설명이다.
권 원장은 “낙농 선진국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식품업계가 한중 FTA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최근 중국의 부유층 가운데 유제품이나 한우 등 한국 농·축산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정부지원이나 이익공유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어떻게 중국시장을 뚫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 원장은 중국 부유층의 소비성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전통적으로 고기를 볶거나 튀겨 먹는 문화”라면서도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이나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갈비 등 고기를 구워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우 등 우리 축산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인 만큼 정부나 전문가 집단의 전문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부 제조업에서는 중국의 공세에 밀려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한중 FTA 타결 효과가 시장 성장에 큰 공헌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장은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발표(7%)와 달리 4~5%대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공산당 1당 체제로 운영되는 중국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할 때 이러한 사항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마지막으로 “기본적으로 경쟁구도는 산업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과거 외환위기나 한미 FTA 당시에도 시장을 개방하면 당장 국내산업이 고사될 것처럼 전망했지만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살아남은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FTA에 따른 업종별 이해관계 차이는 있겠지만 세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