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슈만 사랑연가 재해석, 재미 더한 가곡 들어보실래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바리톤 김태한
우승 후 韓 첫 독창회, 25일 금호아트홀 연세
獨 베를린 국립오페라 '영아티스트' 활동
프로 무대 경험하며 성악가로 한 단계 성장
"오페라 스타처럼 무대서 오래 노래하고파"
  • 등록 2024-07-22 오전 5:45:00

    수정 2024-07-22 오전 5: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프로 무대에서 콩쿠르 우승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클래식 음악 콩쿠르 우승자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 최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바리톤 김태한(24)에게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불린다. 김태한은 이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자다.

베토벤·슈만 등 사랑 주제 ‘연가곡’ 선보여

바리톤 김태한. (사진=금호문화재단)
김태한의 대답은 예상 밖에도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였다. 이유가 있다. 김태한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 오페라) 오페라 스튜디오의 ‘영아티스트’로 프로 무대를 제대로 경험했다. 출연 예정 작품 외에도 상황에 따라 작품에 투입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김태한은 “독일의 오페라 하우스는 1주일에 4~5회씩 공연할 정도로 횟수가 많은데다 ‘영아티스트’는 공연 스케줄이 유동적이었다”며 “지난달에는 무려 18회나 공연할 정도로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고 콩쿠르 우승 이후의 소회를 밝혔다.

오페라 본고장 유럽에서 한 단계 성장한 김태한의 독창회가 오는 25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금호문화재단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한국에서 처음 갖는 독창회다. 독일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공연을 준비해왔다. 김태한은 “첫 독창회라 설레면서도 부담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태한이 첫 독창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 또한 예상 밖이다. 오페라 아리아가 아닌 가곡, 그 중에도 사랑을 주제로 한 연가곡(連歌曲, 같은 주제와 분위기를 지닌 일련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모음)을 골랐다. 베토벤의 ‘멀리 있는 연인에게’, 클라라 비크 슈만의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가곡’, 로베르트 슈만의 ‘시인의 사랑’ 등이다. 김태한이 한국에서 이 작품들을 부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가곡이 낯선 한국 관객을 위해 “사랑을 주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곡했다는 것이 김태한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 속 특정 캐릭터가 반영된 오페라 아리아와 달리 가곡은 성악가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어 듣는 재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라 비크 슈만의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가곡’은 화자가 여성이라서 소프라노가 주로 부르는 곡이다. 김태한은 “화자의 성별 때문에 바리톤은 잘 안 부르는 노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목소리…11월 韓 오페라 데뷔

바리톤 김태한의 2022년 9월 ‘금호영아티스트 콘서트’ 공연 장면. (사진=금호문화재단)
김태한은 어릴 때부터 목소리가 타고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가 김태한의 어머니에게 “목청이 남다르다”며 성악을 권하기도 했지만, 정작 김태한은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싫었다. 중학교 때 학교 동아리 활동으로 밴드에서 보컬을 맡기도 했지만 정식 공연은 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성악을 권유해 선화예고 성악과에 입학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오페라와 가곡에 관심을 가졌다. 서울대 음대를 수석 졸업한 김태한은 현재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김태한은 다음달 7일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에서 바리톤 박주성,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또 한 번의 가곡 무대를 선보인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브라질 투어를 마친 뒤, 11월에는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첫 오페라 정식 데뷔에 나선다. 그는 “오페라의 재미를 처음 알게 해준 작품의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 ‘영아티스트’ 활동도 다음 시즌 계속 이어진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밝힌 자신의 꿈은 “오페라 슈퍼스타”였다. 지금도 그 꿈이 변함없는지 물었다. “‘반짝스타’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안나 네트렙코, 토마스 햄슨처럼 전 세계 무대에서 쉼 없이 공연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뜻이었죠. 오페라 무대에서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습니다.”

바리톤 김태한. (사진=금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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