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 사업 입찰을 두고 한와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연일 수주 낭보를 울리면서 모처럼 활기를 띤 ‘K-방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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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산 산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방산주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여기에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가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나면서 대출범위도 크게 늘어났다. 신용공여한도 제한으로 지난해 폴란드와의 30조원 2차 방산 수출계약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대출한도를 크게 늘린 것이다. 수주 증대에 대비해 방산업계 역시 자본금을 키우고 인력확대 등으로 공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 탓에 2025년까지 방위사업 입찰에서 1.8점의 보안사고 감점을 적용받는다. HD현대중공업이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국내 입찰 자격이 제한되면 해외 수주까지 여파가 미치고 회복기에 접어든 조선산업의 성장 동력이 상실할까 우려한다.
이런 와중에 한화오션은 군사기밀유출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했다며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지난 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방위산업청이 HD현대중공업에 이런 이유를 들어 입찰제한까지 가능한 ‘부정당업체’ 지정은 면해줬기 때문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은 한쪽 날개가 꺾인 상태다. 궁여지책으로 함정 해외 수출로 재기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특수선(군용함선) 사업부의 매출액은 7073억원으로 조선 매출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독자생존이 어려운 구조로 과당경쟁에 의한 적자구조인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 발굴과 개척에 방점을 두고 있다.
중동, 남미, 동남아시아 등 우리 함정이 뻗어 나갈 지역은 적지 않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K-방산 수출길이 열린 상황이다. ‘갈등 봉합’의 단초를 바다를 넘어 시야를 넓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