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건설 313명, HDC현산 3명…건설업계 남성 육아휴직 '극과 극'

[10대 건설사 남성 육아휴직 전수조사]
롯데, 2021년 사용률 31.4% 달해
GS, 육아친화문화 조성해 증가세
HDC현산, 2020년엔 단 1명 사용
건설업 사용률 2.2%…산업계 꼴찌
  • 등록 2023-08-02 오전 5:45:00

    수정 2023-08-02 오전 5:45:0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저출산 극복을 위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건설업계 사용률은 고작 2.2%에 불과해 산업계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건설사 가운데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큰 차이를 나타내 건설사 간 저출산·육아 문제에 대한 시각차가 뚜렷이 엇갈렸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일 이데일리가 10대 건설사(2022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의 ‘남성 육아휴직 현황’(2019~2021년)을 전수 조사한 결과 롯데건설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300명대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롯데건설 직원은 매해 1000명 수준이다. 이중 지난 2019년에는 253명(대상자 대비 23.6%), 2020년에는 283명(27.0%), 2021년에는 313명(31.4%)이 사용했다.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 비율도 96.2%(2019년), 98.2%(2020년), 100%(2021년)로 월등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5년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2019년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하는 등 일과 가정 양립에 힘쓰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임직원의 육아 지원을 위한 자동 육아휴직 제도와 직장 어린이집 등 육아에 필요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한 건설사는 GS건설이었다. GS건설의 육아휴직권을 가진 남성 임직원은 매해 1500명 전후다. 이중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2019년 53명(3.27%), 2020년 76명(4.65%), 2021년 130명(9.64%) 등으로 늘었다. 다만 GS건설의 남성 육아휴직 복귀율이 3년 연속 50%를 밑도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GS건설 관계자는 “가족 친화적인 복리후생 지원으로 임직원이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하고 출산율 감소, 여성의 경력 단절 등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도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남자직원들도 자유롭게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장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가장 적은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9년 2명(0.5%), 2020년 1명(0.33%), 2021년 3명(0.12%) 등에 불과했다. 롯데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한 주요 건설사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50명 전후였다. 그 비율은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해 남성 육아휴직 대상자가 약 2400명인 삼성물산의 사용자는 2019년 45명(1.87%), 2020년 46명(1.94%), 2021년 68명(2.90%) 등으로 늘었다. DL이앤씨도 2019년 43명(2.95%), 2021년 42명(2.69%), 2020년 58명(3.92%)으로 증가했다. 국내 도급 순위 2위인 현대건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저조했다. 현대건설은 2019년 14명, 2020년 9명, 2021년 17명이었다. 도급순위 6위의 대우건설 역시 2019년 22명, 2020년 20명, 2021년 31명 등으로 낮았다.

지난해 말 발표한 통계청의 남성 육아휴직통계 사용률(2021년) 결과에서도 건설업은 2.2%로 전체 산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공공 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산업군의 사용률(8.8%)과 비교하면 4배나 차이를 나타냈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설사야말로 저출산이 계속되면 가장 타격을 입는 업종 중 하나”라며 “건설사부터 육아 친화적이고 출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나가야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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