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엑세스]2022년 뒤흔든 ‘지정학 리스크’ 올해도 변수될까

리차드 불록 BNY멜론 선임 전략연구원
  • 등록 2023-02-11 오전 8:30:40

    수정 2023-02-11 오전 8:30:40



[리차드 불록 BNY멜론 선임 전략연구원] 2022년은 우리 세대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연도 중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초강대국 사이의 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강대국이 유럽 국가의 영토를 침략하고 병합을 시도한 사례다. 이러한 지정학적 사건들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지만, 다양한 파급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파급효과 가운데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한층 더 거세진 인플레이션 압력일 것이다. 침공 이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및 노동시장 교란, 서방 정부들의 과도한 통화·재정 완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증가한 상태였다. 침공 이후의 추가적인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서방 경제로부터의 이탈은 이미 높은 상태였던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속화했다.

국제무역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침공 개시 이후 미국은 러시아 외화보유고의 절반을 동결시켰고, 국제 무역 결제 시스템인 SWIFT 접근을 차단해 러시아를 압박했다. 이러한 제재는 반(反)민주 국가들에 달러 패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위안화로, 러시아가 인도 루피화로 거래대금을 지급받은 것이 대표적인 시도다.

물론 달러의 위상이 단기간 내에 위협받을 확률은 희박하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위상은 공고하며, 변동성이 높아진 2023년에 특히 빛을 발할 것이다. 다만 달러 없는 무역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s)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달러를 우회하는 즉각적 국제무역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한편 점점 고조되는 미중간 갈등은 주로 무역 분야에서의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중국을 상대로 3000억달러 상당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의 서막을 알린 미국은, 조 바이든 정권 들어 위구르 강제 노동 보호법, 인플레이션 감소법 등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며 보다 직접적으로 중국 무역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 및 군사 발전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반도체 수출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해 국가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며 대응하고 있다. 보조금 및 500억달러 규모의 민관 투자펀드 등이 이미 대기 중이며, 이러한 지원은 코로나 이후에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기술격차가 당장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에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 성급한 판단을 내리면 소중한 투자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상황은 안보경쟁의 심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보인 호전성은 유럽 국가들을 바짝 긴장시켰고, 이는 독일이 1000억유로 가량의 특별 국방비 편성과 더불어 장기적 방위예산 증가 계획을 발표하게 만들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대만해협에서의 갈등과 북한의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2027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기존 대비 약 두배 수준으로 늘렸다. 이러한 국방비 증액은 앞으로 10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산주, 특히 방위기술 및 우주 관련 분야 주식이 유망함을 의미한다.

지정학적 요소들이 정확히 어떤 파급효과를 언제 불러일으킬지 미리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짜임새 있는 리서치를 바탕으로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에 체계적으로 대비해 나간다면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본 투자전략은 투자 참고자료이며, 해당 전문가의 투자전략은 당사의 견해와는 무관합니다. 또한 BNY멜론 운용그룹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선 안됩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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