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악단·연주자 내한 러시, 클래식 선율로 시작하는 새해

[2025년 클래식 공연 라인업]
세계 3대 오케스트라 11월 내한
20대 지휘자 메켈레 주목
임윤찬·조성진 등 스타들 무대
츠베덴·정명훈, 국내 악단 맞대결
  • 등록 2025-01-06 오전 5:45:00

    수정 2025-01-06 오전 5: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5년, 클래식 공연은 여느 해보다도 풍성한 성찬을 차린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포함해 20여 곳에 달하는 해외 오케스트라가 줄줄이 내한한다.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의 리사이틀도 차고 넘친다. 여기에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들도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난다.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사진=빈체로)
20대 신성 메켈레·임윤찬 만남 눈길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11월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2023년 같은 시기 펼쳐졌던 ‘오케스트라 대결’이 2년 만에 다시 펼쳐지는 것. 이들 중 베를린 필하모닉은 2019~2020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를 맡은 키릴 페트렌코가 함께하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나선다.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빈체로)
RCO의 내한을 함께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9)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켈레는 20대 젊은 나이에 파리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에 임명됐고 2027년부터는 시카코 심포니, RCO의 새 상임 지휘자로도 선임되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메켈레는 RCO에 앞서 파리 오케스트라(6월) 공연으로 먼저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세계 클래식계를 이끌고 있는 20대 젊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만남이다.

미국의 양대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6월)과 LA 필하모닉(10월)도 올해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뉴욕 필하모닉은 11년 만의 내한공연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LA 필하모닉은 동시대 최고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보 두다멜과의 마지막 공연이다. 두다멜은 2026년부터 뉴욕 필하모닉의 새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4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5월) △밤베르크 심포니(6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7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10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이상 12월) 등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향·KBS교향악단, 말러 교향곡 대결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빈체로)
스타 연주자들의 무대도 풍성하다.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올해도 계속된다. 거장 안드라스 쉬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예핌 브론프만을 비롯해 일본의 신성 후지타 마오, 츠지이 노부유키, 스미노 하야토, 캐나다 출신의 브루스 리우 등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인 성악가 요나스 카우프만,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클래식 음악가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내한공연도 주목된다.

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공연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조성진은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과 협주곡 2곡을 담은 앨범을 1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하고 이를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연다. 국내 리사이틀은 6월 예정돼 있다. 12월엔 조성진과 절친한 김선욱이 예술감독을 맡은 경기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임윤찬은 3~4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 공연을 시작으로 6월 파리 오케스트라 협연, 7월 스승 손민수와의 피아노 듀오 공연,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예고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크레디아)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정명훈을 각각 내세워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두 악단 모두 말러 교향곡 2번을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에 포함해 눈길을 끈다. 또한 서울시향은 9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의 OST로 잘 알려진 작곡가 정재일과의 창작 신곡 초연을 준비 중이다.

1장당 수 십만 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만 감당할 수 있다면 2025년은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기 딱 좋은 한 해다. 다만 새해 초에도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고(高)환율이 해외 오케스트라 및 연주자들의 공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올해는 풍성한 클래식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다만 최근의 불안한 상황과 치솟는 환율 문제가 공연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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