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강사 수는 4만2557명으로 강사법 시행 이전인 2019년 3만5469명 대비 7088명(20%) 증가했다. 서 의원실은 교육부로부터 4년제 대학 교수 직위별 인원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립대는 같은 기간 강사 채용이 2만2383명에서 2만6984명으로 4601명(20.5%) 늘었으며 국립대는 1만3086명에서 1만4573명으로 1487명(11.4%) 증가했다.
강사법은 시간강사에게 고등교육법상 교원의 지위를 부여, 임용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한 게 골자로 2019년 8월부터 시행됐다. 강사법 시행에 따라 대학은 강사를 임용할 때 최소 1년 이상으로 계약해야 하며 방학 중에도 임금을 줘야 한다. 강사에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최소 3년까지는 재임용 절차를 보장토록 했다.
하지만 4년 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이와 반대로 나타났다. 대학에서 오히려 강사 채용을 늘리고 교수·조교수 등 정규직 교수 채용은 줄였기 때문이다. 교수가 정년퇴직 등으로 물러난 자리를 강사나 겸임·초빙교수로 채운 것이다.
서동용 의원은 “강사법 시행 이후 4년제 사립대학들은 교수를 줄이고 그 자리를 강사로 채워왔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4년제 사립대가 임용한 교수는 2만3382명이었지만 올해는 2만2533명으로 849명 줄었다. 부교수 또한 소폭 감소해 같은 기간 40명 줄었다. 서 의원은 “4년제 사립대학들이 정규 교원 확대에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겸임·초빙교수 임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의 경우 초빙교원은 같은 기간 20.4%가, 기타 비전임 교원이 40.9% 증가했다.
대학들이 비용을 고려해 조교수·부교수·교수 등 정규직 교수는 줄이는 대신 비교적 계약 해지가 용이한 강사나 겸임·초빙교수는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9년에는 사립대 조교수·부교수·교수가 전체 교원의 46.3%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이 42.3%로 축소됐다. 국립대도 같은 기간 정규직 교수 비중이 43.4%에서 39.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2일 대학들의 겸임·초빙교수 활용 기준을 완화하는 대학 설립·운영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전체 교원의 3분의 1(약 33%)까지 겸·초빙 교수로 채워 교원확보율을 충족할 수 있게 한 게 골자다. 종전까진 전체 교원의 20%까지만 겸임·초빙교수로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강사와 겸임·초빙교원이 늘어난다고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논리에는 반론도 있다. 다양한 강좌를 개설,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해주려면 강사 채용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겸임·초빙교수 활용도 학생들이 실무능력을 키우려면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사를 늘려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좌를 개설하거나 산업계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활용하면 교육의 질은 오히려 제고될 수 있다”며 “단순히 정규직 교수가 줄고 비정규직 교수가 늘었다는 이유로 교육의 질이 저하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