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증가세, 나쁜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장건강은 OK"

밤에는 대장 활동능력 떨어져, 과식이나 밤참은 금물
출근시간 아무리 바빠도 아침식사 후 배변하는 습관 길러야
  • 등록 2014-01-11 오전 6:54:19

    수정 2014-01-11 오전 6:54:1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40대 이후에는 한번쯤 대장 내시경을 받아보라고들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은 물론, 불규칙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하기 힘든 바쁜 일상 속에 시달리다보면 누구나 대장의 불편 증상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최근 대장암의 폭발적인 증가도 이런 우려에 무게를 싣는다. 최민호 한림대의료원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장 건강’에 나쁜 습관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 짭짤한 매운 갈비에 소주, 담배까지

소화기 질환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가파르게 대장암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육류나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지적되고 있는데, 이런 식습관은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독성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고 변화하게 된다. 이 같은 손상과 변화가 수년에 걸쳐 지속되면서 깨끗했던 대장 점막 세포가 양성 용종을 거쳐 악성 암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은 암모니아와 아민 등의 부패물질로 분해되고, 고지방은 대장 내 유해세균을 증가시킨다. 대장균, 박테로이데스,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유해세균은 장에 흡수돼 장염 및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불러오고, 혈액으로 침투해 발암물질을 만들어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밖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먹거리로는 술이나 담배, 태운 단백질, 염장식품 등이다. 그리고 변질되거나 오염의 가능성이 높은 음식도 유의해야 한다.

◇ 접시 한쪽에 당근과 브로콜리만 밀어놓는다

변비를 막아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드는 데는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콩, 보리 등의 곡물류, 사과, 알로에, 자두, 당근 등 채소나 과일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식품군에는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섬유소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영양소로 이용될 수는 없지만,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인체 내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 대변의 양을 많게 만들뿐 아니라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한다. 또한 발암물질을 흡착, 대변과 함께 배출하는 작용을 통해 직장암의 발생을 억제해 주는 동시에 대변의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시간을 줄여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 목마를 때 아니면 굳이 물 안마신다

대변의 약 70%는 수분이고 나머지가 고형성분으로 음식물의 찌꺼기, 즉 섬유질과 장내 세균이다. 때문에 수분공급은 배변은 물론 장내 건강 상태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변비의 경우 무조건 물을 먹는다고 개선되지는 않지만 탈수 상태로 대변에 함유된 수분이 흡수되어 변이 굳어진 경우에는 효과적이다. 특히 밤에 땀을 많이 흘려 아침에는 탈수되기 쉬우므로 기상 후 물 한 컵을 먹는다.

사람은 하루에 1.5∼2ℓ정도의 수분을 필요로 한다. 국이나 찌개 등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 역시 1일 필요량에 포함되므로 이를 제외하고 하루 4∼5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장운동에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공복상태에서 시원한 물을 반잔에서 1잔 정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사 후에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소화효소가 묽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지나친 장 자극으로 설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밤 10시만 되면 라면이 땡긴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대장 관련 질환을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불규칙한 식사는 대부분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결국 장내 세균들에 의해 부패물질이 많이 생산되는 원인이 되고 장염 및 궤양 등 대장 관련 질환을 불러온다.

특히 밤참은 장 건강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우리 몸은 보통 낮 동안에는 장 기능이 활발하지만 밤에는 그 활동 능력이 떨어져 음식의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후 9시 이후에는 음식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가 늦어질 경우엔 사전에 가벼운 간식을 먹으면 공복감이 없어져 과식이나 폭식을 피할 수 있다.

이 때 간식은 김밥이나 주먹밥, 강냉이 등이 좋고, 저녁은 채식 위주로 간단히 먹는 것이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아침식사는 되도록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대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한다.

◇ 화장실 한번 들어가면 세월아 네월아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이 십이지장과 소장을 거쳐 대장 끝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것은 연동이라고 하는 장의 움직임 때문이다. 연동은 마치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 같은 모양이나 손으로 무언가를 주물럭주물럭 짜내려가는 것과 같은 운동이다. 연동 운동이 잘 돼야 쾌변도 할 수 있다.

변비는 이러한 연동운동이 원활치 못하다는 신호이면서, 나아가 장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고 더불어 배변 습관도 중요하다.

배변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습관적으로 변기에 앉아 신문·잡지를 읽는 것은 좋지 않다. 눈은 정면을 향한 상태에서 등을 곧게 펴고 대변이 나오기 쉽도록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집중한다.

◇ 바쁜 출근시간, 화장실 갈 여유도 없다

배변 욕구가 있을 때 즉시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배변을 참다 보면 나중에 변비에 걸리기 쉽다.

배변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아침식사 직후이다. 정상적인 인체는 음식물이 위 속에 들어가면 결장이 크게 운동을 시작해 S상 결장에 쌓여 있던 대변의 재료가 직장으로 이동한다. 직장에 대변이 들어가면 그 자극이 척추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배변 욕구를 느끼게 되는데, 그러면 반사적으로 직장의 연동운동이 이러나 배변을 하게 된다.

이것을 위대장 반사운동이라고 하며 아침식사 후에 가장 강하다. 그러므로 아침식사 후에는 배변 욕구가 있든 없든 화장실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배변 욕구를 계속 참으면 대장 내의 센서가 마비되어, 얼마 후에는 배변 욕구 자체를 느낄 수 없게 된다. 아침식사 후에는 배변 욕구가 있든 없든 꼭 배변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

◇ 숨쉬기 운동이 유일한 운동이다

운동 역시 소화기 건강을 챙기는 비법 중 하나다. 운동은 모든 면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명심해야 한다. 적당한 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가볍게 걷는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회 이상 하는 것이 적당하다.

복부를 직접 자극해주는 것도 대장의 연동운동에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 배에 자극을 주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져 대변이 잘 배출되게 되며, 또한 배의 근육을 강화하여 배변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펄펄 끓는 스트레스, 풀 데가 없다

경쟁 사회 속에서 복잡한 대인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이상 스트레스가 없는 생활은 불가능하며, 누구나 힘들고 괴로운 일을 겪게 마련이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빨리 해소해서 축적되지 않도록 만드는가 여부이다.

과도하게 축적된 스트레스는 장을 자극해 설사나 변비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일으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을 자극해 자율신경 작용이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장내 환경을 스트레스로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기분전환을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에 하루 1∼2회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면서 심신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면 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요가도 스트레스 해소와 장 건강에 좋다.

◇ 설사와 변비가 오락가락, 해결책은 동네약국

지사제나 변비약 등의 약물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변비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을 먹으면 습관성이 돼 나중에는 약의 효과를 볼 수 없게 되며,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추후 대장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 세균과 부패물질을 늘리기 때문이다. 또한 변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몸 안의 칼륨 성분이 빠져나가 장운동이 무력해져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다.

◇ 내시경은 겁나서 도저히 못 하겠다

갈수록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소화기 관련 암이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화기계 질환의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귀찮다’ ‘바쁘다’ ‘내시경이 두렵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기 쉽다.

대부분의 소화기 질환은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강을 잃고 후회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예방하고 조기치료 하는 것이 낫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40대 이후가 되면 위 내시경은 1년에 한 번, 대장 내시경은 5년에 한 번 검사해 미리 병에 대처하는 것이 좋다.

◇대변 상태로 본 장 건강

대변의 주성분은 죽은 장내 세포나 영양분의 흡수가 끝난 음식물의 찌꺼기이므로 대변에는 장내 환경이 그대로 반영된다. 따라서 대변의 양, 형태, 색, 부드러운 정도, 냄새를 관찰하면 장의 건강 상태를 추측할 수 있다.

△ 황갈색 - 좋은 균이 많은 장. 황색에 가까울수록 이상적인 색

△ 갈색 - 좋은 균의 수가 그런 대로 안정적인 상태

△ 초록 - 음식물이나 약의 영향. 설사를 하는 경우 식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 검정 - 육류 위주의 식사, 장기간의 변비로 부패한 변

△ 붉은색 - 항문, 직장에서의 출혈을 의심해야

△ 회백색 - 간장, 췌장, 쓸개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설사 또는 묽은 변 - 피가 섞인 경우는 검진을 받도록 한다

△ 바나나ㆍ똬리 모양 - 건강한, 가장 이상적인 변의 모양

△ 토끼똥 모양 - 검정을 띠고 냄새가 심하다면 장내에 나쁜 균이 많다는 증거.

△ 양 많다 - 바나나, 똬리 모양이라면 괜찮다

△ 양 적다 - 식이섬유가 부족한 상태

△ 심한 악취 - 장에 나쁜 균이 많다는 증거

배변은 가능한 아침에 보고 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습관적으로 변기에 앉아 신문·잡지를 읽는 것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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