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한 학생이 이 단어를 ‘낙후지역 활성화’로 순화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 삶의 질 개선에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생기자단의 의견은 갈렸다. 재개발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반면, 여전히 강제 이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건 섣부르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긴 논의 끝에 ‘낙후지역 활성화’를 대체어로 제시하는 것은 잠정 보류됐다. 이 단어에 긍정적 의미를 씌운다면 강제 이주에 내몰린 사회적 취약 계층이 더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섬네일’(Thumbnail)은 그래픽 파일의 이미지를 소형화한 것을 일컫는 단어다. 휴대전화나 태블릿PC로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쓰임새가 부쩍 늘었다. 주로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 많이 쓰이며, 가깝게는 카카오톡 등에서 보는 ‘프로필 사진’도 섬네일의 일종이다.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의 우리말 순화어로 ‘마중 그림’을 제시했지만, 대학생기자단은 이 단어가 어색하다고 판단했다. 대안으로는 맛보기 그림, 대표사진, 대표그림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맛보기 그림’이 본래 의미를 잘 표현한 데다, 단어가 예뻐 대체어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네이미니스트’(Namist)는 전문적으로 기업명이나 상표·도메인명과 같은 이름을 짓는 사람을 말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직종이다.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를 ‘이름설계사’로 순화했지만, 대학생기자단은 한글로만 말을 다듬으려다 더 어려워진 경우로 꼽았다. 한자이지만 ‘작명가’ 등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학생기자단은 기존에 국립국어원, 새말모임 등이 내놓은 우리말 대체어 가운데 ‘먹요일’(치팅데이), ‘새활용’(업사이클)이 젊은 감각에 부합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워 잘 만들졌다고 평했다. ‘치팅데이’(Cheating Day)는 식단 조절 중 부족했던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 1주일에 한 번 정도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날을 말한다. 또 업사이클(Up-cycle)은 재활용품의 디자인을 향상시켜 활용도를 높인 제품을 일컫는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김규리(서울대 동양사학 1), 김미르(경희대 미디어학 4), 변한석(성균관대 심리학 3), 양서정(서강대 영미어문학 4), 원지혜(경희대 국어국문학 2), 윤영우(성신여대 경영학 4), 이원석(경희대 프랑스어학 4), 이원철(한국외대 영미문화학 3)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