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역성장 겨우 면한 2분기"[GDP폴]

1분기 전기비 0.1%·전년동기비 2.4%
내수 부진 계속…그나마 순수출이 성장 견인
연간 성장률 2.5%…한국은행 전망치 부합
"하반기도 내수 부진…순수출도 줄어드는 그림"
  • 등록 2024-07-22 오전 5:00:30

    수정 2024-07-22 오전 5:00:3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2분기(4~6월) 경제가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이 성장을 끌어올렸지만,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성장을 정체시켰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세가 주춤하겠지만, 연간으로는 한은 전망치(2.5%)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순수출이 막은 역성장

21일 이데일리가 오는 25일 발표되는 ‘2024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1%(중간값)로 집계됐다. 겨우 역성장을 면할 정도일 것이란 판단이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2.4%로 전망됐다.

우리나라 분기별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5%로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작년 △1분기(0.4%) △2분기(0.6%) △3분기(0.8%) △4분기(0.5%)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였다. 그러다 올 1분기(1.3%)로 예상치(0.6%)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성장을 이뤄내며 국내·외 기관들을 놀라게 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악재 속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성장을 갉아먹었지만, 수출 호조가 계속되며 순수출(수출-수입)이 성장을 그나마 이끌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수출 증감율(통관 기준, 전년동월비)은 △4월 13.6% △5월 11.5% △6월 5.1%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9월까지 부진하다, 10월 플러스(+) 전환한 뒤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분기 중 수입은 4월(5.4%)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5월(-2.0%)과 6월(-11.8%) 내리 감소하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따라서 순수출 규모는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경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모두 부진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 증감율은 4월, 5월 각각 전월비 -0.8%, -0.2%를 기록했다. 심리지수도 부진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100.7)과 6월(100.9) 기준점인 100을 소폭 넘겼지만, 5월(98.4)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설비투자 역시 4월(-0.3%)과 5월(-4.1%)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4월(4.2%) 증가했지만, 5월(-4.6%) 감소 전환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과대계상됐던 건설투자, 예상보다 양호했던 민간소비 위주의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4~5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부진을 감안하면 소폭의 역성장 가능성도 있지만 수출이 2분기에도 호조를 지속했고 수입 증가율이 부진해 순수출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민간소비가 1분기에 비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고, 설비투자도 유의미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며 “건설투자는 1분기 일시적으로 좋았던 게 2분기 다시 안 좋아지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2.5% 전망…하반기도 내수 회복 더뎌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2.5%(중간값)로 전망했다. 석 달 전 예상(2.1%)보다 0.4%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이는 1분기 깜짝 성장 영향이 컸다. 이들은 하반기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등 고금리가 이어지며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란 시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하반기는 전기비 0.5% 정도의 완만한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내수 쪽은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상황과 둔화 폭이 가파른 고용시장을 보면 소비가 좋지 않을 것 같고, 건설투자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희 미래에셋 연구원은 “소비는 대출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이 높아 크게 살아나긴 어렵고, 고용도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위축 기세가 심화되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하방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며 “수출은 3분기까지는 기저효과로 호조를 보이겠으나, 4분기부터는 빠르게 증가세가 떨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한은은 하반기에는 내수가 회복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대용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 등은 지난 16일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하반기 이후 경기는 양호한 수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 실질소득 개선과 수출 증대에 따른 기업의 투자 여력 확대 등으로 내수도 점차 나아지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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