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에 이어 종목형 ELS도 비상…원금손실 '빨간불'

3년전 100만→현재 47만, LG화학 ELS도 원금손실
네이버도 3년만에 40만원 후반대에서 반토막
  • 등록 2024-02-12 오전 8:30:04

    수정 2024-02-12 오후 7:40:5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와 원금 손실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종목형 ELS에도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상반기 동학개미운동을 바탕으로 현재의 주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던 LG화학(051910) NAVER(035420), 카카오(035720) 등의 ELS가 손실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LG화학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대우 29492회 ELS’는 58.17%의 손실이 확정된 채 투자자들에게 상환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만기를 맞은 LG화학·현대차 기초의 ‘미래에셋대우 29466회 ELS’도 57.74%의 손실을 냈다.

LG화학 연계 ELS 상품들이 발행됐던 2021년 1∼2월 LG화학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당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에서 LG화학 손을 들어주면서 주가는 100만원을 넘봤다. 하지만 자회사 상장(LG에너지솔루션) 등이 이슈로 하반기(7∼12월)부터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지난 7일 LG화학(051910)은 47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3년간 LG화학 주가[출처:마켓포인트]
이에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역시 3년 만기에서 상환 기준 가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ELS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보통 3년 만기로 발행되며 최초 발행시점에서 6개월이 지날 때마다 조기상환을 한다. 통상 만기상환 조건은 최초 가격의 60% 수준이다. 하지만 LG화학 주가가 3년 전보다 50% 이상 하락하며 원금 손실에 접어든 것이다.

종목형 ELS 손실 규모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3년 새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기초자산으로 둔 ELS는 2021년에만 3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2021년 상반기(1~6월) 판매된 네이버 연계 ELS 54개 중 34개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발행 금액으로는 약 1230억원에 달한다. 네이버의 2021년 7월 26일 고가 기준 최고 46만5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네이버는 7일 20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 역시 최고 17만 원대에서 5만4000원으로 주저앉았다.

게다가 조기상환도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LG화학(051910)은 70만원대(7월 26일 종가 72만8000원)에서 거래됐기 때문이다. 보통 6개월마다 오는 조기상환의 녹인 구간은 최초 기준가의 95%다. 하지만 1월 주가가 40만원대로 내린 만큼, 조기상환이 불가능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ELS 조기 상환 실패 금액 중 약 69%에 홍콩H 지수가 기초자산에 포함되어 있는 가운데 나머지 31%는 대부분 LG화학 등을 포함하고 있는 종목형 내지는 혼합형 ELS”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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