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기현 체제 국민의힘, 경제회생ㆍ국정개혁 앞장서야

  • 등록 2023-03-09 오전 5:00:10

    수정 2023-03-09 오전 5:00:10

당 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 및 청년 최고위원 1명 등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사상 최고의 투표율(55.1%) 속에 어제 열려 김기현 의원을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김 대표는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해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당 안팎 전망과 달리 53%의 득표율로 과반 득표를 무난히 통과했다. 최고위원에는 김재원 의원과 김병민 후보, 조수진 의원과 태영호 의원이 선출됐으며 청년 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뽑혔다.

국민의힘 공식 선거전은 지난달 5일부터였지만 이번 대회는 선거 전부터 잡음과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경선 룰 변경에 이어 윤 대통령의 ‘윤심’ 개입 논란과 특정인 쳐내기, 주저 앉히기가 계속된 데다 상호 비방과 흑색 선전이 난무하면서 줄곧 진흙탕 싸움을 면치 못했다. 당 내분을 가라앉히고 책임있는 집권 여당의 면모를 갖추길 민심은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급기야 6일에는 안철수, 황교안 후보가 대통령실 행정관의 개입 의혹을 비판하며 선두 주자인 김기현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김 후보가 경선 불복의 명분 쌓기라고 맞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새 지도부가 이끌 국민의 힘은 경선 과정에 대한 반성과 함께 당 쇄신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대선 승리 후 1년이 지났어도 윤 대통령이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과 질책이 상당한 점을 직시해야 한다. 때문에 당내 화합과 안정을 바탕으로 윤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반기업법과 포퓰리즘 입법 폭주를 막아야 할 책무가 있다. 노동·교육·연금 개혁에 똘똘 뭉쳐 힘을 보태는 한편 서민과 기업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길리서치와 리얼미터 등 최근 여론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동반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범죄연루 의혹과 검찰 수사 및 그에 따른 당 분열의 반사 이익이 컸을 것임은 분명하다. 야당의 추락에 환호하고 안심하기보다 민심 앞에 더 겸손하고 경제 회생과 정치 쇄신에 앞장서야 할 이유다. 국민의힘이 당원과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무기력한 구태를 벗고 집권 여당의 품격과 비전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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