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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중순에 한파에 연이은 폭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서해안을 중심으로 사흘간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전라권은 지난 17일 이후 이틀간 군산 말도 33.8㎝, 부안 변산 23.3㎝, 고창 상하 25.9㎝, 순창 복흥 15.6㎝, 임실 신덕 16.1㎝, 전주 8.5㎝, 익산 3.7㎝의 눈이 내렸다.
이날 일최저기온은 무주 설천봉 영하 18.1도, 장수 영하 16.4도까지 떨어져 1월 중하순에 해당하는 한겨울 한파를 나타냈다. 현재 한파·대설 경보는 해제됐지만, 서해안을 중심으로 오는 22∼24일 또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례적인 한파와 잦은 눈은 올해 이른 북극한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북극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1979년 관측 시작 이후 12월 기준 북극 해빙(海氷)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북극 해빙은 북극해와 인근 바다의 얼음을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빙 면적은 빠르게 줄기 시작했다. 해빙은 지역 생태계와 국지 기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전지구적 기후 경향과 해양의 대순환에 변화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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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초겨울 북극한파의 원인은 북극 성층권 대기보다 지표 부근의 온도가 예년에 비해 높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주변부로 찬 공기가 서에서 동으로 굽이치는 모습을 나타내게 되는데, 중위도와의 온도 차가 적어지면 북극 찬공기를 가둔 한대전선인 제트기류가 힘을 축 늘어트리며 북극한파를 중위도까지 확장시킨다. 19일 기준 지상에서 약 5km 떨어진 대기상공의 온도분포를 보면 한반도 근처까지 북극 찬공기가 내려온 모습이다. 북극진동이 약해지면 극지방 찬공기가 변질될 새 없이 중위도로 밀려오며, 밀도가 큰 공기가 몰려오면서 풍속도 세 추위의 강도가 보통 추위와는 다르다. 북극진동의 주기적인 변화는 일반적인 계절적 변화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2010년대 이후 음의 북극진동이 심화하면서 혹한 겨울도 잦아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김지성 극지연구소 박사는 “북극의 수온이 예년에 비해 상승하면서 해빙면적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베리아 고기압이 매우 강해졌다”며 “음의 북극진동에서는 보통 동아시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엔 동시베리아의 영하 70~80도의 찬 공기기 한반도를 관통하고 대만까지 이동하면서 10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냈다”고 전했다. 한겨울에도 평균기온이 10도 안팎에 달해 난방시설이 부족한 대만에서는 지난 16~17일 평균기온이 5~8도로 떨어지면서 99명이 사망한 것으로 대만 소방당국은 집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사흘간 국내에서도 12명의 한랭질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수도관과 계량기 동파사고가 잇따랐고 도로 및 항공·여객선 곳곳이 통제됐다. 전북 지역에선 학교 30여곳이 휴업했다.
우리나라를 덮친 이번 한파는 연말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보고 있다. 중부지방과 전북내륙, 경북권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0일 아침 중부지방은 영하 15도,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내외의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아울러 기상청은 1개월 중기전망을 통해 올 연말까지 평년보다 기온이 낮을 확률이 50%로 예측했다. 비슷할 확률은 30%, 낮은 확률은 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