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원인은 단순했다. 연준(Fed)이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차입비용이 커진 기술업체들의 돈줄이 마르자 SVB는 예금 유입 감소로 자금난에 직면했다. 예금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던 SVB로선 보유자산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확정되자 주가폭락과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인출(뱅크런)이 가속화하며 끝내 문을 닫아야 했다.
더욱이 1월 경상수지 적자규모(45억 2000만 달러)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규모를 기록하는 등 대외균형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경상적자가 고착화되면 신인도는 추락하고 자본 유출의 위험은 커지게 마련이다. 여기에 미국발 충격이 더해지면 외환시장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외환당국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환율 관리를 위해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리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대출자들의 부담은 커지지 않도록 대출금리 상승은 일정부분 조절하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