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대형은행 역대급 파산...선제 대응 나서야

  • 등록 2023-03-13 오전 5:00:00

    수정 2023-03-13 오전 5:00:00

미국 스타트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자산규모(2090억달러)16위의 대형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이 11일(한국시간)파산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문을 닫았던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자산규모 3070억달러) 이후 미국 은행 붕괴 역사상 두번째 규모다. 은행 파산이 흔한 미국에서도 그 규모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심상치 않다.

몰락의 원인은 단순했다. 연준(Fed)이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여파로 차입비용이 커진 기술업체들의 돈줄이 마르자 SVB는 예금 유입 감소로 자금난에 직면했다. 예금 대부분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던 SVB로선 보유자산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확정되자 주가폭락과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인출(뱅크런)이 가속화하며 끝내 문을 닫아야 했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내 상당수 금융회사들이 SVB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 미 금융권은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자본구조가 탄탄하고, 유동성도 풍부한 편이라 당장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하지만 금융긴축의 강도가 계속 높아지면 거품이 잔뜩 낀 기술업체들과 이를 거래하는 금융회사들간 동반 파산 가능성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 프로젝트(PF)발 위기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줄도산과 거래 금융권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다.

더욱이 1월 경상수지 적자규모(45억 2000만 달러)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규모를 기록하는 등 대외균형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경상적자가 고착화되면 신인도는 추락하고 자본 유출의 위험은 커지게 마련이다. 여기에 미국발 충격이 더해지면 외환시장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외환당국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환율 관리를 위해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리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대출자들의 부담은 커지지 않도록 대출금리 상승은 일정부분 조절하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