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경제회복을 이끌어온 낮은 원화가치, 저금리, 저물가 등 이른바 3저 시대가 저물면서 반대로 3고 시대가 새롭게 도래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국제 원자재와 농산물 값이 급등하면서 연초부터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역시 본격적인 상승 싸이클에 진입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지탱해온 원화가치도 꿈틀대고 있다.
3저 시대의 마감은 수출 둔화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는 물론, 기업과 가계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최근 경기회복을 가로막을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연초부터 물가불안 가중..앞으로가 더 문제 가장 먼저 들썩인 건 물가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그 동안 바닥을 기던 국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순차적으로 국내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대규모로 살포한 유동성과 세계적인 자연재해 및 기상이변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내부적으로도 작년 연말 이후 구제역 파동에다 전셋값 대란마저 맞물려 물가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 금리 상승싸이클 진입..환율도 1100원선 위협 물가가 들썩이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과 11월에 이어 지난달 새해 첫달부터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이번 달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올해 꾸준히 금리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원화가치 역시 강세 흐름을 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일 장중 1102.5원으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1100원선을 위협했다.
기준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일엔 1128원대까지 급반등하긴 했지만 올해 원화가치 역시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특히 정책당국이 최근 수입물가 급등과 함께 원화강세를 일정정도 용인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을 지적하고 나선 점도 원화가치 상승을 앞당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3고시대 경제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 높은 원화가치와 고금리, 고물가는 금융위기 이후 회복국면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는 경제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원화가치 상승은 금융위기 이후 고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출호조를 이끌어왔던 국내 기업의 수익성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둔화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기대 회복중인 국내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금리의 경우 기업의 비용부담과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켜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킨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을 대출자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구조여서 더 큰 문제다. 고물가 역시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가치와 금리는 올해 꾸준히 상승하면서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원자재 가격의 경우 올 상반기가 고비로 보이며, 하반기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