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국내강연 부르는데 2억원!

세계적 석학들 ‘몸값’
존 나이스빗·폴 케네디·기 소르망은 8000만원선
마이클 포터도 ‘최상급’… 김위찬은 1억원선
  • 등록 2007-06-11 오전 7:12:18

    수정 2007-06-11 오전 7:12:18

[조선일보 제공] 경제·경영 분야 세계적 석학(碩學)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강연을 들으려면 얼마나 지불해야 할까?

경제·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업적을 낸 세계적인 석학들이 있다. 천재들이 던진 화두(話頭)를 놓고 전 세계 기업인들이 고민한다. 그들이 만든 이론이나 발견한 법칙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다. 석학 개개인의 몸값은 시장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경쟁 우위론으로 유명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 대학 교수를 영리 목적을 위한 행사에 부르려면 20만 달러 이상을 줘야 합니다. 잭 웰치 전(前) GE 회장도 20만 달러가 공정가격입니다.”

한국 PCO(professional congress organizer)협회는 국제회의를 조직하고 주관하는 역할을 하는 160여 업체 모임. 국제회의가 얼마나 높은 품격을 유지하는지는 누가 참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회의로 연간 약 5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협회 소속사들은 거물을 모셔오기 위해 늘 신경을 쓴다.

최태영 협회장은 “블루오션으로 유명한 김위찬 유럽경영대학원(INSEAD) 교수는 10만 달러를 받는다”며 “대기업이 한창 주가가 오르는 거물을 초청할 때는 회사 전용기를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잭 웰치 GE 전 회장은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이 경우 초청 비용은 10만 달러 이하로 줄어든다. 또 ‘제3의 물결’로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초청하려면 10만 달러를 준비해야 한다. 항공료와 호텔비는 별도다. “행사 성격에 따라 값이 달라지지만 상업성이 있는 회의, 포럼에 약 2박3일 참석하는 비용”이다.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MIT 교수, 폴 쿠르그먼 예일대 교수, 메가트렌드로 유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 ‘강대국의 흥망’을 쓴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약 8만 달러를 받는다. ‘빈곤의 종말’의 저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6만 달러를 받는다.

PCO협회 소속사들이 큰 돈을 들여 한국에 해외 석학을 모셔온 목적은 결국 돈이다. 한국에 온 세계적 석학들은 새벽 오찬부터 저녁 만찬까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강의·토론을 한다. 한국왓슨와이어트 강호정 상무는 “누구나 들어본 거물이라면 한 시간 강의에 1000만원이 공정 가격”이라고 말했다.

‘요즘 세계적인 석학들 중 한 명은 늘 한국에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한국을 찾는 거물 경제학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앨빈 토플러가 지난 5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강호정 상무는 “세계적인 유력 강사들에게 한국은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석학과 거물들은 전 세계를 돌며 순회 강연을 한다. 요즘 순회 국가 목록에 한국이 늘 들어간다.

해외에선 영향력 있는 인물의 시간을 사고파는 것은 이미 중요 산업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난해까지 세계 38개국에서 벌어들인 강연료만 4000만 달러에 달한다.

클린턴은 한 번 초청에 최소 20만 달러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영 회장은 “수십 명의 경호원·수행원이 같이 움직이는 바람에 호텔비, 항공료를 포함, 실제 비용이 60만 달러가 넘어 초청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FRB 전 의장은 세미나에 참석, 강연과 토론을 하는 데 10만 달러를 받는다. 평균 주당 1회 이상 연설을 하는 그린스펀은 의장직 사퇴 후 강의로 4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세계적 석학들이 한국에서 가져가는 돈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김기헌 단장은 “나무 대신 숲을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이미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다. 서울은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국제회의를 연 도시(2005년 기준 103회)다. 국제회의는 미래 전략 산업이다. 연간 10만명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려고 한국을 방문, 1인 평균 2366달러를 쓴다.

세계적 석학이 참석하는 회의엔 외국인들도 몰려 든다. 김 단장은 “문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인 석학이나 거물이 한 명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몇 년 후 초특급 대우를 받는 한국 거물이 나타난다. 코피 아난 전(前) UN총장은 현재 초청료가 20만 달러가 넘는 초특급 대우를 받는다. 우리나라 반기문 사무총장이 몇 년 뒤 초특급 강사로 초청 리스트에 예약되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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