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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위한 첫번째 정부간 협상위원회(INC-1)가 지난 2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해양 쓰레기와 생태계다양성 논의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플라스틱이 주인공으로, 그것도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모두 다루는 구속력있는 국제조약을 오는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지난 3월 2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5개국이 서명했다(UNEP5-2).
이번 회의에서 역시 이 문제에 있어 여전히 논쟁적인 쟁점을 이끄는 두 국가와 플라스틱 산업계의 목소리가 크게 대변되면서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파리기후협약과 비슷한 자발적이고 국가주도적인 방식을 따를 것을 지지했다.
미국은 이 협정이 각국이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파리기후협정의 구조와 유사하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사우디아라비아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초점을 맞춘 조약을 원하고 있으며 이 조약은 국가적 상황에 기초한 것이라고 표명했다.
반면 유럽연합과 스위스, 개최국 우루과이,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큰 영향을 받는 작은 섬 국가들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국가로 구성된 ‘고위 야망 연합’은 생산에 대한 통제를 포함해 의무적인 글로벌 조치를 둘 것을 요구했다.
스위스는 입장문을 통해 “공동의 국제적인 규제 틀이 없다면,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의 세계적이고 증가하는 도전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인 영국 환경 조사국의 크리스 딕슨 해양 캠페이너는 “우리는 파리 협정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라며 “그렇다면 왜 우리는 본질적으로 실패한 것을 모델로 새로운 협약을 협상하려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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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안의 취지가 흔들리는데 대해 환경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린피스USA의 그라함 포브스(Graham Forbes) 글로벌 플라스틱 프로젝트 책임자는 “우리는 거대 석유 및 석유 화학 회사들의 명령에 따라 산유국들이 조약 논의를 지배하고 늦추고 야망을 약화시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플라스틱 산업이 제멋대로 한다면 플라스틱 생산은 향후 10~15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하고, 2050년까지 세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플라스틱은 “다른 형태의 화석 연료”라며 각국이 오염과 생산을 단속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국가들이 낭비를 넘어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잠글 것을 촉구한다”라고 트위터에서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는 플라스틱 오염을 단지 해양 쓰레기 해결에 그치는 것에서 한발 짝 진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는 일부 관측통들을 인용해 플라스틱 오염이 단지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토 부온산테(Vito Buonsante)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IPEN)의 정책 고문은 “플라스틱은 더 이상 단순한 해양 쓰레기 문제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물질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