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연기자] 주말에 내린 비로 가을이 한층 깊어간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하는 시인의 노래는 아득히 멀게 들린다. 우편물도 내용증명이나 소송 관련 송달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서민들의 강퍅한 살이에는 단비가 내릴 기미가 뵈질 않으니, 마음 속에도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분다.
이번주에는 모처럼 반가운 `투자` 뉴스가 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지갑이 열리지 않아 아쉬운 감도 없지 않지만, 돈많은 외국인 투자사절단들이 영종도와 전남 무안 일대 개발프로젝트에 30억달러를 풀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캐피탈그룹 관계자 수십명이 14일 신라호텔에서 `한국투자전략회의`를 갖기로 한 것도 재계의 큰 관심사다.
외국인들의 향방이 주목되는 곳이 또 있다. `포스트 김정태`의 키 역시 국민은행의 외국인 주주들이 쥐고 있다.
세계화된 경제가 이렇게 흘러가는 사이 우리 `고유의 명절` 한가위가 2주일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세계화`와 `전통` 사이, 다소 혼란스럽더라도 적응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번주에 국민경제 자문회의 부동산정책회를 열고 건물과 토지를 통합해 과세하는 주택세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놓고 다시 줄다리기 태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부동산 정책, 통합 주택세로 돌아서
15일에는 알폰소 디마토 전 미 상원 재정위원장을 대표로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사 회장, 메리어트 인터내셔널,HRH 등의 최고경영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영종도와 전남 무안 일대 개발에 30억달러를 투자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미국 부동산재벌인 트럼프사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HRH가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며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하는 것도 추진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이번주에 국내 기업들도 만나 투자를 재촉할 방침이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16일 전경련회관에서 30대그룹 투자담당임원 및 전경련 관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상반기 기업투자 동향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한편 기업들의 투자 애로사항도 청취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지난 3월에도 30대그룹 투자 담당 임원들을 만난 바 있다.
청와대에서는 15일 국민경제자문회의 2차 회의를 열고,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방안을 심의한다. 당초 주택에 대해서는 건물과 토지분을 따로 분리해 각각 합산과세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건물과 부속토지를 한꺼번에 묶어 과세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건물 따로, 토지 따로 과세되던 주택관련 부동산세(재산세, 종합토지세)가 하나로 합쳐질 전망이다. 또 가격에 비례해 세금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불형평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는 다음주 내내 예산결산 위원회가 열린다. 2003 회계년도 세입세출결산 등을 안건으로 상정, 종합정책질의가 있을 예정이다.
◇국민은행 중징계 후유증 지속될 듯
주말을 앞둔 지난 10일 밤 열렸던 마라톤 가격흥정에서 결국 LG투자증권이 `낙찰`됐다. LG투자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이 매각가격 등에 최종 합의, 이번주 초에 공식 계약 체결을 할 예정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황영기 회장의 구상대로 은행에 치우쳐 있던 구조에서 탈피, 종합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LG투자증권 매각이 성사됨에 따라 대투 및 한투 매각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거리다.
한편 사상 유례없는 `현직 시중은행장 중징계` 후유증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10일 국민은행 회계 처리 위반에 대해 은행 및 김행장, 임직원 들에 대한 중징계를 최종 의결함에 따라 이번주에는 국민은행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일관되게 `회계처리는 타당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이지만 대응 수위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 김 행장은 금감위 발표 후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소집은 13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스타 금융인 김정태 행장의 후임이자 동시에 국내 최대은행의 신임 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0월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며, 주주대표(ING그룹) 1명과 사외이사 6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주총 2주 전인 내달 14일까지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김상훈 국민은행 고문,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 이성규 국민은행 부행장, 최범수 전 부행장 등 다양한 인사들이 벌써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외국인 주주들은 정부가 미는 후보는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 내내 국민은행의 주가 움직임 또한 요주의 관찰 대상이다.
◇유통업체 매출 동향과 고용 동향 나와
14일 오전에는 8월 유통업체의 매출동향을 알 수 있다. 7월 백화점 매출은 무더위특수로 전년동월대비 0.6% 늘며 18개월만에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할인점도 7월까지는 넉 달째 증가해 왔는데 이번 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서민들의 관심사인 고용 동향이 16일 발표된다. 지난달 고용은 건설업 일자리가 33개월만에 감소하면서 고용개선 추세가 둔화되는 모습이었으며, 실업률은 3.5%로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했었다.
또 대한상의는 14일 4분기 고용전망지수를 발표한다. 최근 정부는 "고용사정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다소 낙관적인 고용전망을 내놓고 있었는데, 실제 체감도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날 발표될 수치가 주목된다.
"국정운영의 최우선을 경제활성화에 두겠다"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이해찬 국무총리가 오는 16일에는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초청강연회에서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해찬 총리가 경기활성화 대책에 대한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기업단체들은 집단소송제 보완 요구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제도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5개기관은 13일 증권집단소송제 보완과제를 공동 발표한다.
이들 5개기관은 "집단소송의 대상이 되는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의 한계가 불분명해 무분별한 소송이 제기될 경우 해당기업과 회계법인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 관심거리다.
한국 증시의 `외국계 큰손` 대표주자인 미국 초대형 자산운용사 캐피탈그룹이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투자전략회의 성격의 이사회(BOD)를 개최하는 것도 이번주 재계의 큰 관심사다.
이를 위해 캐피탈그룹 고위관계자를 비롯해, 펀드매니저, 애널르스트 등 수십명이 방한한다. 캐피탈 그룹은 한국에 투자한 30여개의 업체중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신한금융지주 등 굴지의 4개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 만남의 자리도 갖는다.
현대자동차는 김동진 부회장이, 신한금융지주는 최영휘 사장이 참석한다는 방침이며 삼성전자는 윤종용 부회장이,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선다.
한편 건교부는 16일 추석연휴 때의 교통난를 막기위해 `정부합동특별수송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건교부가 추석연휴중 수송력 증강 및 교통소통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 `교통대란`을 막기 위한 건교부의 묘안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