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5~20년 안에 초지능(ASI)이 등장할 것”이라며 “AI를 어떻게 통제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2035년까지 인간의 뇌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초지능이 개발될 것”이라고 봤다. 공상과학(SF) 소설·영화 등에서 등장한 초지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시사평론가 이전에 과학소설 작가로 이름을 알린 복거일 작가가 인류가 맞이할 초인류 시대를 고찰했다. 저자는 AI에 ‘공생’이라는 지구 생태계의 핵심 진화 원리를 적용한다. 원핵생물이 동·식물로 진화한 ‘제1차 공생’, 동·식물이 미생물과 함께 번창한 ‘제2차 공생’, 인류가 동·식물을 길들인 ‘제3차 공생’에 이어 인류와 AI가 상생을 이뤄가는 ‘제4차 공생’이 지구 생태계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수학은 인간만이 발전시킨 지식이다. 수학은 가장 인간적인 지식이다. 그리고 AI는 순수한 수학적 존재다. 그 점에서 AI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고 단언한다. AI를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중세 계산 도구부터 튜링기계, 전자 컴퓨터, 인터넷을 거쳐 지금의 AI까지 기술의 진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며 초지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도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날 인간 지능의 쇠퇴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러나 AI와의 공존을 마냥 피할 수는 없다. 저자는 “인간보다 우수한 지능이 나와 모든 일에서 가장 나은 길을 제시해주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궁극적 지식을 추구하는 자세를 지닐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