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간 합병의 걸림돌로 지적된 항공화물 독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화물운송 전용항공사 설립 등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경쟁 당국을 설득하겠다는 전략이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화물 : 순수화물 + 환적화물 + 수하물 + 우편물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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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관련) 플랜B가 아니라 무조건 매각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안은 슬롯 조정과 화물전용 항공사 확대를 통한 (항공화물운송 시장에서의) 독점적 점유율 낮추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물운송을 전용으로 하는 항공사를 키우거나 화물전용 운송항공사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화물운송 사업자 신설은 처음 거론된 방안이다. 현재 국내 항공시장에서 화물전용항공사는 에어인천이 유일하다. 제2, 제3의 에어인천 설립으로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시장 지배력을 떨어트리면 된다는 아이디어다.
미국과 유럽연합(EU)등 해외 경쟁 당국은 항공빅딜 승인을 장기간 지연하면서 항공화물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한국-미주, 한국-유럽 노선의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은 각각 51.6%, 40.6%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을 더하면 최대 73%가량으로 늘어난다. 이에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091810)에 화물전용기를 대여해주겠다고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경쟁사의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외에도 다양한 항공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채권단은 항공빅딜 성사 외에는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좁은 국토와 인구수, 대체 교통편 등을 고려하면 두 개의 대형항공사(FCC·Full Service Carriers)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독점적 점유율을 낮추면 된다”며 “해결 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