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무용론]'사학법 투쟁' 제외하고 복귀 명분 못 찾아

現 황교안 사례 제외 가장 최근 장외투쟁은 홍준표
홍준표, 장외투쟁 명분 미미…안보불안 속 빈손 회군
민주당, 101일 투쟁도 성과 없어…사학법 투쟁은 성공
"가장 큰 차이, 대통령 인식…盧 이후 '밀리면 끝' 인식"
  • 등록 2019-05-23 오전 5:10:00

    수정 2019-05-23 오전 10:15:30

2013년 9월 10일 당시 새누리당 비주류 중진인 이재오(왼쪽)·정몽준(오른쪽) 의원이 서울시청 앞 민주당 천막당사를 찾아 노숙투쟁 중인 김한길 대표(가운데)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주요 장외투쟁에서 복귀명분을 확실히 얻은 사례는 한나라당 시절 ‘사학법 투쟁’을 제외하고는 찾기 어렵다. 2013년 무려 101일간 장외투쟁을 감행했던 더불어민주당, 2017년 한국당의 일주일 장외투쟁 모두 별 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채 회군을 택했다.

지난 대선에서 참패한 한국당은 그해 9월에 ‘방송장악’ 저지를 명분으로 정부여당에 맞섰다. 당시 홍준표 체제의 한국당은 김장겸 전 MBC 사장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정기국회 일정 보이콧과 함께 장외투쟁에 나섰다.

특히 이 장외투쟁은 2005년 12월 한나라당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투쟁 이후 12년(140개월) 만에 일이라 주목을 끌었다. 다만 ‘무턱대고 나온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를 들었다. 당시 북핵실험 등 안보위기 속에 홍 전 대표는 결국 일주일 만에 국회 복귀를 택했다. 명분은 ‘방송장악 문건 발견 관련 국정조사 추진’이 명목상 이유였지만 사실상 ‘빈손 회군’이었다.

민주당 역시 야당 시절인 2013년 101일간 국회를 박차고 나갔지만 별 소득 없이 돌아왔다. 2013년 8월 당시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파문에 반발해 서울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치고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이곳에서는 21차례의 최고위원회의와 4차례의 의원총회가 열렸다. 하지만 당시 정부여당으로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한 채 천막을 철거했다.

한국당 장외투쟁 중 제대로 된 소득을 얻은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사학법 투쟁이다.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개정에 반대해 2005년 12월부터 시작한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은 이듬해 2월까지, 53일간 계속됐다. 한나라당의 복귀명분은 ‘사학법 재개정 ’. 당시 노무현 정부가 ‘판정패’ 했다는 평가가 돌았다.

2006년 1월 당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북한산 등산회담을 통해 사학법 재개정 논의 약속 등 네 가지 항에 합의했다. 실제 2007년 7월에는 재개정된 사학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진보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에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학법 투쟁을 제외한 나머지 투쟁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인식차이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상대적으로 ‘양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반면 이후 대통령은 ‘밀리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복귀명분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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