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위해 몸테크 불사?…재건축 단지 '신고가' 속속

대출규제에 탄핵정국까지…부동산 시장 한파 거센데
목동1단지 이달만 신고가 거래 3건…4·5단지도 손바꿈
여의도시범·잠실주공5단지에 46년차 은마도 기록 갱신
분양가 치솟고 청약경쟁도 역대급…몸테크 고개 드나
  • 등록 2024-12-30 오전 5:00:00

    수정 2024-12-30 오전 5: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고강도 대출규제에 이어 탄핵정국까지 겹치며 서울 부동산 시장에 한기가 감도는 최근 핵심 입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선 연일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며 이목이 쏠린다. 치솟는 공사비에 분양권이 몸값을 높인 데다 어지간한 가점으론 100대 1을 넘나드는 청약 경쟁률을 뚫어내기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몸테크’를 감수하면서라도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연합뉴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단지는 이달 들어서만 세 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16일 65.34㎡(이하 전용면적) 12층이 18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17억 8000만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앞서 10일 99.15㎡ 3층, 12일 91.26㎡ 7층이 각각 23억원, 22억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목동신시가지 4단지와 5단지에서도 지난 3일과 16일 각각 1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4단지 47.25㎡ 14층은 15억원에 거래되며 지난 8월 기록한 최고가(14억 3000만원) 대비 7000만원 가량 몸값을 높였고, 5단지 95.28㎡ 13층은 24억 6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가(23억 8000만원)를 갈아치웠다.

재건축 사업 속도전에 돌입한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도 이달 들어 총 3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3일 한양아파트 149.59㎡ 5층은 33억원, 시범아파트 156.99㎡ 12층은 35억 5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또 지난 4일에는 삼부아파트 175.8㎡ 7층이 지난 10월 기록한 최고가(43억 5000만원) 보다 1억원 높은 44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재건축 초읽기에 돌입하며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 단지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신고가 거래가 있었다. 1976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46년차를 맞은 노후 단지 은마아파트에선 지난달 25일 84.43㎡ 5층이 29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손바뀜됐고, 곧장 다음날인 26일에는 76.79㎡ 5층이 27억 2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잠실 일대 재건축 바로미터라 불리는 잠실주공5단지 82.61㎡ 14층이 34억 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올 한 해 맹렬하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반기 고강도 대출규제에 최근 예상치 못했던 탄핵정국까지 맞닥뜨리면서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것과 상반된 거래 움직임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내년에도 유효할 전망인 가운데 올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에서 빗겨난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공략하려는 몸테크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몸테크란 ‘온몸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노후 아파트에서 재건축을 노리는 재테크 방식을 말한다.

실제로 신축 아파트 단지는 최근 한껏 오른 분양가에 치열한 청약경쟁으로 공략이 싶지 않은 마당이기도 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2065만원으로 지난해 평균(1800만원) 보다 265만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국민평수(84㎡)로 환산하면 9010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 서울 분양시장 청약경쟁률마저 역대급이다. 부동산R114 집계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 3319가구에 대한 청약에 총 51만 279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은 154.50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였던 2021년 164.13대 1에 이은 기록으로, 지난해(57.36대 1)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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