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도체 전공정에 'AI 솔루션' 도입…SK 기술리더십 굳히기

HoVIS, 현장 적용 AI 기술 모두 일컫는 통합 솔루션
웨이퍼 계측·검사에 활용…생산성 50%↑, 시간 90%↓
D램 설계 등 제조 전반으로 확대…메모리 역량 강화
  • 등록 2023-08-07 오전 5:30:00

    수정 2023-08-07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제조에 인공지능(AI) 통합 솔루션 ‘HoVIS(호비스)’를 도입해 기술 리더십을 끌어올린다. 이미 DDR5나 업계 최고층 낸드플래시 제품을 최초 개발하는 등 메모리 기술 우위에 선 상황에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보다 힘을 싣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구상이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전방위적으로 활용 가능한 AI 기반 제조 솔루션 호비스를 구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비스는 특정 기술이 아닌, 반도체 제조 전반에 쓰이는 다양한 AI 기술을 모두 일컫는 명칭으로, 일종의 AI 기반 통합 제조 솔루션이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시스템 ‘자비스’와 ‘하이닉스’의 합성어인데 AI를 활용해 최적의 반도체를 제조한다는 취지다.

현재 SK하이닉스가 공정에 도입한 대표적 AI 기술은 VAIS(바이스)와 HyVIS(하이비스)다. 먼저 바이스는 웨이퍼 계측에 활용하는 AI 기술이다. 계측은 식각(웨이퍼의 회로패턴 중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공정)이나 박막 증착(웨이퍼 위에 물리적·화학적 반응을 거쳐 박막을 입히는 공정) 등 각 공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웨이퍼 공정이 많고 복잡한 탓에 매 공정 후 계측작업은 필수적이다. 바이스는 정상제품의 이미지와 실제 각 공정을 마친 제품 이미지를 비교해 웨이퍼의 정상 여부를 판독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스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50% 높였고 계측 장비 비용도 줄였다”고 했다.

하이비스는 공정 전반에 걸쳐 쓰이는 AI 기반 반도체 검사 기술로, 결함이 있는 웨이퍼 중 다양한 불량 유형을 구분한다. 불량 유형 분류는 웨이퍼 생산라인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과정으로 원가와 연관된 수율 개선에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하이비스를 활용해 검사 시간을 최대 10분의 1까지 줄였다. 또 SK하이닉스는 AI 전문 스타트업 가우스랩스가 출시한 AI 서비스 ‘판옵테스 VM’도 쓰고 있다. 판옵테스 VM은 웨이퍼 제조 공정 결과를 예측하는 가상 계측 기술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D램 설계를 지원하는 AI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설계부터 제조까지 AI 기술을 도입하고 기존 경험 기반의 업무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동시에 최고 품질의 반도체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가 AI 기술 일부를 반도체 제조에 활용한 건 2021년부터다. SK하이닉스는 추가 AI 기술을 개발해 설계와 공정 전반에 걸쳐 꾸준히 도입하고 개선하는 등 호비스의 기술 성숙도를 지속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지금도 AI 알고리즘 개발·검증 등을 맡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며 호비스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한 238단 낸드플래시(왼쪽)와 SK하이닉스의 1b DDR5 서버용 64기가바이트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미 차세대 D램인 DDR5를 업계 최초 개발한 바 있고 업계 최고층 238단 낸드의 개발과 양산도 SK하이닉스가 최초다. 선도적인 기술력에 호비스를 더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는 거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만큼 최적화된 AI로 기술 수준을 높이고 HoVIS의 적용범위도 넓힐 것”이라며 “메모리 제조 역량을 끌어올려 기술 리더십을 보다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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